(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천안함 침몰 원인의 명확한 규명을 위해 조직된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 발표가 명확한 실마리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사고 관련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7일 합동조사단은 경기도 성남 국군 수도병원에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생존장병들이 언론의 노출을 꺼리고 있어 참석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기자회견장에는 중환자실에 입원한 신은총 하사를 제외한 57명 전원이 참석했다.
합동조사단 대변인 문병옥 준장은 사고 경위와 당시 상황을 시간대별로 설명했지만 사고 원인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나 원인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조사단은 사고 원인에 대한 견해와 함체 결함 여부 등의 질문에 “자세히 기억이 안난다”며 “군 조사 결과를 봐야 안다”고 답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생존자들 역시 “자세히는 모르지만 외부충격이라 생각한다”며 “‘쾅’소리와 함께 몸이 붕 뜨고 정전돼 암흑상태였다”며 “정신을 차려보니 함체가 90도 가량 기울었다”고 말해 기존의 발표된 내용을 반복하는데 그쳤다.
반면 군은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천안함 침몰 사고 발생의 정확한 시각에 대해 군은 오후 9시22분이라고 재확인 했다.
군은 “KNTDS(전술지휘체계) 화면상 천안함 소실 위치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기상청의 지진파 확인, 천안함과 2함대사간 국제상선공통망 교신, 해병 6여단 경계근무자들의 관측, 생존자와 실종자들의 휴대전화 통화 기록 등을 종합할 때 침몰시간은 오후 9시22분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군은 또 “모 하사가 여자친구에게 오후 오후 9시16분42초에 마지막 문자를 보냈으나 여자친구가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여자 친구가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았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사고시각에 혼동이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합참이 2함대사로부터 상황을 접수한 오후 9시45분을 상황 발생시간으로 혼동해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천안함 침몰의 최초 상황보고에 ‘좌초’라는 표현이 들어간 것에 대해서도 “급박한 상황에서 경황이 없어 정확한 용어 사용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답했다.
군은 조타장치가 있는 후타실에 5명의 승조원이 있었다는 진술을 토대로 천안함의 내부적 문제가 아니었냐는 질문에도 답했다.
군은 “후타실은 배의 엔진과 스크루가 연결되어 방향을 잡는 조타장치가 있는 곳으로 평소 승조원들의 운동공간으로 활용된다”며 “긴급상황 발생 때에만 장교와 함께 병력이 투입된다. 사건 발생 때에는 3명의 하사와 병장, 일병 등 5명이 운동을 한 것으로 추정돼 긴급상황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또 생존자들에게 함구령을 내렸다는 일각의 의혹제기에도 “함장은 오후 11시13분 천안함을 이함, 해경정에 구조된 뒤 부장(소령)에게 '지금은 대원들이 정상상태가 아니니 임의로 상황을 해석해 전파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며 “부장은 기관장(대위)에게 휴대전화를 회수 보관토록 지시했다. 대부분 함정에 두고 내렸고 간부소지 휴대전화 5개만 회수했다”고 말해 은폐를 위한 함구령 지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군의 적극적 해명에도 불구하고 천안함을 둘러싼 의혹은 여전하다.
군 당국이 더 이상 없다던 TOD 영상을 추가 공개하고 두 번의 폭발음을 들었다는 생존자들의 증언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하지 못하는 등 확실한 의혹해소를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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