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코스닥시장의 대규모 퇴출바람에 '노심초사'하고 있는 코스닥상장사 투자자라면 한국거래소 KRP(KRX Research Project)보고서를 한번쯤 참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KRP사업은 2006년부터 한국거래소가 증권사 분석에서 소외된 중소규모 코스닥기업에 대한 정보 불균형 문제 해소를 위해 추진하고 있다. KRP사업에 참여한 기업에 대한 분석보고서는 1년에 총 3회 담당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제공하게 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모보, 모젬, 사이노젠, 유퍼트, 일공공일안경, 에듀아크, 중앙바이오텍, 코레스 등 8개사가 상장폐지됐다. 이로써 올해 들어 총 23개 코스닥상장사가 증시에서 퇴출됐다.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상장사도 현재 38개에 달해 앞으로 퇴출기업은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가운데는 우량기업으로 평가받던 상장사도 일부 포함돼 있어 코스닥기업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KRP보고서가 최근에 작성된 코스닥기업이라면 한숨 놓아도 될 것 같다. 최근 6개월 내 KRP보고서가 작성된 코스닥기업 중 상장폐지 목록에 오른 기업은 단 한 군데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유는 간단하다. 거래소와 증권사의 검열을 거쳐 최소한의 선별을 받은 기업들이기 때문이다.
이덕윤 거래소 코스닥시장총괄팀 팀장은 "KRP사업에 참여를 위해 특별히 갖춰야 하는 조건은 없다"며 "그러나 최근 실적이 적자거나 자본잠식이 있는 경우 및 불공정거래 심사 등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경우 대상에서 1차적으로 제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들도 분석보고서 작성 부담이 있기 때문에 기업 선택에 있어 까다로운 편"이라며 "만약 분석 대상 기업에 문제가 생긴 경우 증권사가 '사유서'를 제출하면 보고서 작성 의무를 면제해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기본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라도 증권사가 선택하지 않으면 KRP사업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KRP사업에 참여했던 기업이라고 해서 모두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1년에 총 3번의 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았다면 주의할 필요가 있다.
최근 외부감사의견 '의견거절'로 상장폐지 명단에 오른 '아구스'는 2008년 2차례, 2009년에는 단 한차례 밖에 KRP보고서가 작성되지 않았다. 작년의 경우 회사의 요구로 보고서 작성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아구스 분석을 담당했던 한 증권사 연구원은 "당시 키코(KIKO)사태에 따른 손실 급증으로 더이상의 실적 전망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거래소에 사유서를 제출하고 분석을 포기했다"며 "거래소와의 KRP계약이 강제적인 편은 아니어서 사유가 생긴 경우 부담을 지고 보고서를 작성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KRP보고서는 거래소 코스닥시장 원스톱서비스(http://ikosdaq.krx.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KRP사업에는 상장기업 총 73사, 증권사 및 리서치사는 19사가 참여할 계획이다.
agni2012@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