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포커스] '항공대란'…유럽 경제 '마이너스' 성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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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4-2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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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유럽지역 항공대란에 따른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다. 운항중단 조치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올해 유럽지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들린다.

항공기 운항중단에 따른 손실액이 커지자 유럽 주요 항공사들은 시험 비행 끝에 일부 노선의 운항을 재개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항공대란 장기화 유럽 경제 치명상"
최악의 시나리오는 화산재가 걷히지 않아 운항중단 사태가 장기화하는 경우다. 화산재가 수 주 이상 유럽 상공을 뒤덮게 되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부문은 항공ㆍ여행업계로 중소 업체의 줄도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영국 싱크탱크 채덤하우스의 바네사 로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항공대란이 이어지면 항공ㆍ여행업계의 손실액이 하루 50억~1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이 전 세계 항공ㆍ여행시장 매출의 3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사태는 유럽 경제에 치명상을 줄 수 있다.

로시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유럽의 경제 성장률이 최대 2%포인트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유럽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1~1.5%다. 그는 "항공대란이 장기간 이어지면 유럽 경제는 올해 전혀 성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적기 부품 조달이 필수적인 첨단 제조업 부문은 물론 유통업계도 충격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태평양을 통해 거래하는 아시아와 미국 기업은 탈이 없겠지만 유럽 제조ㆍ유통업체는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반면 화상회의 및 쇼핑업계, 철도 및 도로교통 분야와 터키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등 화산재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공항들은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추가 화산 폭발 사태 더 악화될 수도"
화산재 구름이 일시적으로 소멸돼도 화산 폭발이 다시 이어지면 사태는 더 악화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에 터진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 인근의 카틀라 화산이 폭발하면 피해 규모가 훨씬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 경우 항공사들이 받게 될 충격은 이전보다 덜 하겠지만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는 게 문제다. 항공기 운항의 추가 중단 우려가 불거지면 여행객들은 항공편과 호텔 예약을 포기할 가능성이 커 관련 산업들도 연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라지프 다완 미국 조지아주립대 교수는 "2년 전에도 화산 폭발에 따른 첫번째 화산재가 걷히고 발생한 추가 폭발로 같은 상황이 반복된 적이 있었다"며 "중소형 항공사와 여행사는 현재 막다른 상황에 몰려 있다"고 말했다.

화산 폭발과 화산재 분출이 당장 멈춰도 후폭풍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상황이 호전되면 항공사들은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서둘러 항공기 운항을 재개하겠지만 일부 지역의 여행은 한동안 제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항공사들은 현재 화산 폭발로 항공기 운항이 제한된 지난 14일 이후 하루에 2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

하지만 일부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향후 7∼10일 동안 불필요한 유럽지역 방문을 자제하라고 권고하고 있어 항공편과 호텔 예약 취소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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