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코스피가 연중 최고치를 돌파한 가운데 국내 경기지표와 기업실적 전망 상향으로 하반기 증시 상승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증시 상승과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펀드환매와 원·달러 환율 하락 추세는 부담스럽다. 그러나 이들 요소가 증시 상승 추세를 꺾을 만큼 큰 영향은 주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0.14% 소폭 하락한 1749.84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코스피는 장중 1757.76선까지 치솟았다. 지난 2008년 6월18일 이후 22개월 만에 최고치를 갱신한 것이다. 이달 들어 1700대 안착에 성공한 이후 증시는 상승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국내외 경기지표 개선세가 전망치를 훌쩍 웃돌아 증시 추가 상승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은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7.8%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2002년 4분기 8.1% 이후 7년 3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는 올 세계 경제 성장률 추정치인 3.6%도 대폭 상회하는 수치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 및 민간소비가 각각 전기 대비 2.7%, 0.6% 증가하면서 경제성장을 주도했다"며 "이번 경기지표 회복으로 일부 시장참가자들이 가지고 있던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크게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 40%가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한 것도 긍정적이다. 가파르게 상향되고 있는 2분기 기업 실적 전망치도 증시 상승에 추임새를 넣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 매수세와 최근 위축된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 재유입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 코스피가 1700선 언저리에서 도달하면서 국내주식형펀드에서는 4조원 가량이 한꺼번에 환매됐으나 같은 기간 외국인이 4조원 이상 순매수하면서 증시 급락을 막아냈다.
강현기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지표 및 기업실적 개선세로 외국인 매수세와 최근 위축된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 재유입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진단했다.
실제 현대증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으로 코스피 1700~1800대 구간에 환매 대기 물량은 2조8000억원 가량으로 지난해 말 대기 물량 7조3000억원의 약 62%가 소화됐다. 따라서 현재 1700~1800대에서 남아있는 펀드 환매 물량에 대한 시장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미 달러 강세와 미 국채 수익률 상승은 글로벌 유동성 공급을 위축시킬 수 있어 부담이다. 그러나 아시아지역의 자금 쏠림 현상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중심 수급구도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아시아 통화는 여전히 달러 대비 강세이고 경제성장률도 미국보다 높은 상태여서 외국인 매수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 약세도 주목해야 할 요인이다. 지난 15일 원.달러 환율은 연중 최저치인 1107.10원로 추락했다. 그러나 외환당국이 미세조정을 실시하는 만큼 중순 이후에는 원·달러 환율이 소폭 반등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도 전날 대비 6.60원 올라 1110원 대를 회복했다.
주상철 교보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경쟁력이 약화돼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며 "글로벌 경제 회복과 유동성 증시 유입 가능성,국내 기업실적 개선 등을 고려할 때 하반기에 코스피는 2000포인트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gni2012@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