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 최근 아이폰을 구입한 직장인 김민희(가명, 29)씨는 거래 은행을 국민은행에서 하나은행으로 바꿨다. 업무 시간 중 은행을 방문하기 어려워 모바일 뱅킹으로 은행 업무를 처리하고 있지만 국민은행은 아이폰 기반의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하나은행은 아이폰은 물론 안드로이드와 윈도모바일 등 3개 운영체제(OS)를 모두 지원하고 있다.
은행권이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 경쟁에 돌입했다.
스마트폰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기존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스마트폰 뱅킹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현재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국민·신한·하나·기업·SC제일은행 등이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내 은행권 최초로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하나은행은 현재 운용되는 아이폰, 안드로이드, 윈도모바일 등 3개 운영체제를 모두 지원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계열의 스마트폰에 대해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안드로이드, 기업은행은 아이폰, SC제일은행은 윈도모바일 기반의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를 각각 제공하고 있다.
농협은 29일부터 윈도모바일에 대해 서비스를 시작하고 5월 14일 아이폰, 6월 안드로이드 등으로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28~29일 중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를 시작한다. 외환은행과 한국씨티은행 등도 금융결제원과 공동 개발해 온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를 이번 주 내로 선보인다.
현재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는 160만명을 넘어섰다. 다음 달부터 스마트폰 신상품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돼 가입자 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연내 2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은행권의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 경쟁도 단순한 금융서비스 지원의 차원을 넘어 고객 유치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곳은 하나은행으로 스마트폰 뱅킹 다운로드 수가 18만4000건에 달한다. 신한은행은 이용자 수 5만4000명, 다운로드 수 12만1000건을 기록 중이다.
기업은행도 2만1000여명이 10만건 이상을 다운로드했다.
김경호 하나은행 신사업추진부 차장은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이 신규 고객 유치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트위터 등을 통해 스마트론 뱅킹 가입에 따른 혜택 등을 문의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선 영업점에서 스마트폰 뱅킹 지원이 안 돼 발길을 돌리는 고객이 많다며 불만을 나타내는 사례가 있다"며 "스마트폰 가입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어 기존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관련 서비스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요 시중은행들이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를 독자 개발하면서 금융결제원이 주도해 온 공동 개발 작업이 무의미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문영은 국민은행 온라인채널부 팀장은 "은행별로 시스템이 달라 협의 과정에서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서비스를 시행해야 하기 때문에 독자 개발로 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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