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종원 기자)
엘이디(LED) 조명이 친환경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2~5만원대의 높은 가격과 여전히 낮은 광효율로 인해 시장에서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대체제라 할 수 있는 백열전구 가격은 500원에 불과하고, LED 구매에 따르는 추가적인 램프, 등기구, 설비 비용 등도 부담스럽다.
LED의 긴 수명 또한 이사 등의 이유로 가정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LED 조명 시장은 잠재력은 충분하지만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해 단기적으로 성과를 내기 힘든 '미래산업'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LED의 특징에 기반한 다양한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한 아파트는 지하주차장에 조도조절이 자동화된 LED 조명 제어 시스템을 구축해 기존 지하주차장에 비해 소모되는 전력량을 최고 50% 이상 절감할 수 있도록 했다.
에너지 투입량에 비례해 광량을 조절할 수 있는 LED 특성 때문이다. 주변이 어두우면 광량을 줄여 적절한 밝기를 유지하면서도 에너지를 절감하는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반면 다른 조명은 광량을 조절할 수 없거나 조절할 수 있더라도 에너지 낭비가 나타난다.
LED의 또다른 강점인 유무선 네트워크 기술을 통해 원격으로 제어가 용이하다는 점도 새로운 시장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각종 통신 기술을 통해 조명용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파워 컨트롤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특히 보급이 급속도로 확대되는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을 장착하면 더욱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 4일 'LED 조명 : 더딘 시장, 커지는 잠재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LED 조명이 중단기적으로 정보 전달과 에너지 조절기능 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시장이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LED조명은 이미 다양한 기능을 갖춘 조명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다양한 색이나 파장 구성 능력을 통해 수온에 따라 물 색깔을 변화시키거나, 현관 전등을 날씨 상태와 연결해 고객이 우산을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 중 하나이다.
전파가 도착하지 않는 빌딩내부나 지하상가 등에서 통신 기능을 수행해 원격 제어도 가능하다.
LED 조명이 단순히 조명으로서의 역할에 그치지 않고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셈이다.
김치헌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LED조명을 이용한 광시광통신은 빛이 눈에 보여 보안성이 높고, 빛의 직진성으로 인해 도청이 용이하지 않다. 또한 전자파에 의한 기기 오작동이나 건강 염려도 없앨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LED조명이 광효율 향상과 가격 하락의 흐름이 나타나 성장 가능성이 높지만, 중단기적으로는 색과 파장 등을 이용한 저보 전달과 에너지 매니지먼트 시장이 더욱 활성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LED 조명이 조명제조 산업에서 머물지 않고 에너지 솔루션 산업으로 발전하게 됨에 따라 각종 소재나 물질, 반도체, 센서, 소프트웨어 등의 산업 발전 효과까지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 선임연구원은 "LED 조명 시장의 경쟁방식은 기술개발과 가격하락으로 다른 업체를 무너뜨리는 제로섬 방식이 아닌 LED의 여러 잠재력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는 파지티브 게임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jjong@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