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發 19조 공모시장 달군다

(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삼성생명 공모주 청약에 사상 최대인 20조원이 몰리면서 5월 공모시장도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전날까지 이틀 동안 실시한 일반 공모 청약으로 20조원에 육박하는 증거금을 끌어 모았다. 이 가운데 일반 공모 물량 9776억원을 제외한 19조원이 오는 7일 청약자 증권 계좌로 환급돼 다른 투자처를 찾는다.

은행ㆍ채권ㆍ부동산 모두 투자 매력을 잃은 상황인 만큼 환급금 가운데 상당액이 단기 금융상품이나 이달 공모시장으로 이동할 것으로 증권가는 점쳤다. 실제 연초 공모시장이 되살아나면서 기업공개(IPO) 회사마다 1조~2조에 달하는 자금을 모았고 투자자 대부분은 환급을 받자마자 곧바로 다음 청약에 참여했다.

물론 삼성생명 청약은 1월과 비교할 때 다른 점이 많다. 과거 국민주 열풍을 연상시킬 만큼 다양한 자금이 유입됐다. 삼성생명 공모 직전에는 안정성을 추구하는 대표적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CMA 잔액은 최근 42조4043억원을 고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했고 MMF 또한 85조1000억원을 정점으로 꾸준히 줄었다. 추세적으로 단기 유동성이 불어나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감소세는 삼성생명 청약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상당수 투자자는 돈을 빌려서까지 청약에 나선 것으로 관측됐다. 부동산 자산을 팔아서 공모에 나선 투자자 또한 적지 않았다. 삼성생명 청약에 몰린 20조원 가운데 15조원은 평소 공모 투자자금이 아닌 다른 투자처에서 이동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런 이유로 이번 환급금 가운데 제자리로 돌아갈 것으로 점쳐지는 자금도 많다. 10%에 맞먹는 신용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대출 자금은 대부분 상환될 것으로 보인다. MMF나 CMA에서 넘어온 돈 또한 마찬가지다.

눈여겨 볼 점은 이같은 이탈 가능성을 감안하더라도 평소보다는 훨씬 많은 자금이 증시 주변에 머물면서 IPO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이를 노리고 삼성생명 청약 직후로 공모 일정을 잡은 기업도 많다. 오는 10~11일 신한 제1호스팩이 먼저 공모를 진행한다. 이어 만도(11~12일)와 모바일리더(13~ 14일), 인피니트헬스케어(17~ 18일), 환영철강공업ㆍ투비소프트(24~ 25일), 실리콘웍스(26~ 27일), 솔라시아(28~ 31일)가 잇따라 청약에 나선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공모주 자금은 성격상 직접 투자에 나서는 경우보다 시장에 남아 다음 청약을 기다릴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jjy@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궁걷기대회_기사뷰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