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심재진 기자) 조선업계가 잇따른 수주 소식으로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발주 증가로 조선 경기도 회복될 것이라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수빅조선소가 유럽선주로부터 20만 5000톤급 벌크선 8척을 약 5억 달러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수빅조선소는 이번 수주로 지난 1월 2척, 2월 1척, 4월 8척을 포함해 올 들어 초대형 선박만 19척을 수주하게 됐다.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선전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프랑스 토털사와 부유식원유시추저장설비(FPSO)수주를 거의 확정 지어 이르면 내달 본 계약이 체결될 전망이다. 수주금액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업계는 최대 1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수주로 대우조선해양이 주가 부진을 딛고 일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이후의 매출 감소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려면 해양부문의 수주 확대가 관건"이라며 "LNG 운반선, 드릴십, FPSO 등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부문"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도 이달 초 미국 셰브론과 16만CBM(입방미터)급 LNG선 2척, 총 4억달러 상당의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008년 5월 이후 국내 조선사들이 LNG선을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업계가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간 선가 상승으로 조선사들이 묶어놨던 돈을 풀 수 있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주 해운전문조사기관 클락슨에는 총 7척의 신조 발주가 업데이트 됐으며 이전 주와는 달리 모두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였다. 130포인트 대에서 보합세를 보이고 있는 신조선가지수는 이달 말 140포인트를 돌파할 전망이다.
최광식 교보증권 연구원은 "LNG선의 발주 재개와 양호한 발주모멘텀을 조선업종 내 종목 차별화로 연결해야 한다"며 "특히 LNG선 시장에서 가장 많은 건조 경험을 보유하고 수주 경쟁력이 우위에 있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장기 수주성적에 긍정적인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도 극심한 수주 가뭄을 벗어냈다. 지난달 총 23척 13억달러어치의 선박을 수주해 올해 조선해양 부문 수주 금액은 누계 40억달러를 돌파했다. 현대중공업은 선가가 급락하자 해양플랜트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수정한 이후 상당한 수주고를 올려온 바 있어 긍정적인 신호다.
STX조선해양 역시 지난달 영국 선주로부터 벌크 2척을 수주한 데 이어 이태리 선주로부터 특수목적선 2척을 수주하는 등 꾸준히 수주소식을 전하고 있다.
남유럽발 금융위기에도 수주소식은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기존 발주된 선박의 경우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수주한 부분은 계약금 납부 이후 2차 선수금까지 기간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 현 시점에서 걱정할 부분은 아니라고 판단된다"며 "이미 조선사들이 수주한 선박들이 이번 위기로 큰 충격을 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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