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선고 90% 양형기준 부합"

내일 형정원 세미나…영장항고제 긍정 의견도 제시

 양형기준제도의 시행 이후 법원 선고의 90%가 양형기준에 부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행정처 김현석 부장판사는 14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한국형사정책연구원(형정원) 주최로 열리는 2010년 춘계 형사정책세미나에서 `양형기준제의 시행성과와 향후과제'라는 주제 발표를 한다.

 13일 형정원이 미리 공개한 발표문에 따르면 김 부장판사가 양형기준제가 시행된 지난해 7월 이후 공소제기돼 올해 2월까지 선고가 내려진 총 4천516건의 양형기준 적용 사건의 선고 형량을 분석한 결과 89.7%가 양형기준과 맞아떨어졌다.

 양형기준의 적용 대상은 살인, 뇌물, 성범죄, 강도, 횡령, 배임, 위증, 무고 등 8개 범죄다.

 대상 범죄별로는 횡령 및 배임죄가 94.9%의 사건에서 양형기준에 맞는 판결이 나왔고 무고죄(91.5%), 성범죄(87.8%), 살인죄(87.5%), 강도죄(86.2%), 위증죄(85.4%), 뇌물죄(82.2%)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또 피고인의 성별로 구분하면 살인죄의 부합률이 남성 88.0%, 여성 81.8%, 횡령ㆍ배임죄는 남성 95.5%, 여성 92.3%로 집계되는 등 전반적으로 남성에 대해 더욱 철저하게 양형기준에 부합하는 판결이 내려졌다.

 김 부장판사는 "양형기준을 설정할 때 70∼80% 정도를 예상했는데 시행 초기임에도 법관들이 기대 이상으로 기준에 부합하는 판결을 내리고 있다. 이는 양형기준이 우리나라에서 안착될 수 있다는 신호로 이해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검찰이 도입을 희망해 온 영장항고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의견이 제시된다.

 변종필 동국대 교수는 `구속제도의 이론과 실제'라는 제목의 발제문을 통해 "영장항고제의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라며 "법원과 검찰의 대립구도 완화, 영장발부 기준의 모호성 해소 등의 관점에서 중장기적으로는 입법을 통한 해결방안 모색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