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을 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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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5-16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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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호家 빈소 화해 무드에 주변 기대감 ‘솔솔’

   
 
박삼구(오른쪽)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모친의 빈소에서 조문객을 맞는 모습. (사진=연합)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을 이어준다’는 옛 말이 있다. 연락이 끊고 살았던 가족이 장례식장에서 다시 만나 오랜 앙금을 푸는 이야기, 주위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14일 한 재계 창업주 부인의 빈소에 이 같은 모습이 재현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박삼구-찬구 형제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12일 창업주 고(故) 박인천 회장의 부인인 고 이순정 여사가 향년 101세로 별세했다. 이로써 지난해 경영권 분쟁으로 갈등을 빚은 박삼구-찬구 형제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어머니의 영정 앞에서 만났다.

지난해 7월, 박삼구 회장은 동생을 전격 해임했다. 동생인 박찬구 화학부문 회장이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늘리며 일가 사이의 지분 균등보유 합의를 깨뜨렸다는 이유에서다. 박삼구 회장도 곧바로 이에 책임을 지고 회장직을 사퇴했다.

박찬구 회장은 이에 앞서 박삼구 회장이 추진해 온 대우건설 인수에 반대해 왔다. 결국 이 인수가 그룹의 위기를 부르고 재매각하기에 이르자 동생 박 찬구 회장의 불만이 폭발한 것.

결국 그룹은 올 2월 분할 수순을 밟게 됐다. 박찬구 회장은 금호석유화학, 박삼구 회장은 금호타이어의 경영권을 갖고,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의 손에 넘어갔다. 

그런 가운데 두 형제는 어머니의 ‘부름’을 받고 한 자리에 다시 모였다. 이들은 지켜본 주위 사람은 “냉랭했던 첫 날과 달리 3일째(14일)를 맞자 둘이 손을 잡고 말문을 트고 간간히 담소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말했다.

비록 이를 ‘화해’라고 단정지을 순 없지만 빈소 곳곳에서는 “둘이 힘을 합치면 그룹 경영 정상화가 더 빨라질 수 있다”며 기대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머니를 보내는 마지막 길에 둘이 ‘의기투합’했을 수 있다는 섣부른 추측도 나왔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 역시 “그렇게만 된다면 현재의 어려움을 딛고 더 빨리 일어날 수 있지 않겠나”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과연 이 둘이 어머니의 영정 앞에서 어떤 말을 주고받았을까. 3일 동안 고인 앞에 나란히 선 형제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한편 고 이순정 여사의 발인은 15일 오전 6시로 발인 후 선영이 있는 전남 광주 죽호학원 내 가족묘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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