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과의 경제협력 중단을 천명한 24일 국내 금융시장은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환율은 20원 이상 급등하며 1200원대를 돌파하는 등 출렁였지만 증시는 잠잠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20.40원 오른 1214.5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환율이 1210원대로 진입한 것은 지난해 9월 16일 이후 8개월 만이다.
남유럽 재정위기 여파가 가라앉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의 강경 발언까지 나오자 외환시장 내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환율이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은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조사 결과가 발표된 지난 19일 이후 무려 67.90원이나 올랐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당분간 조정 국면을 보이겠지만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대일 대우증권 연구원은 "과거 북한 악재가 터졌을 때도 환율 상승세가 장기간 지속되지는 않았다"며 "오히려 남유럽발 위기가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다만 국내 경제의 기초체력이 강해 하반기에는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원화 강세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외환시장이 혼조세를 보인 것과 달리 증시는 북한 리스크에 휘둘리지 않는 모습이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75포인트 상승한 1604.93으로 장을 마쳤다. 장중 1600선을 놓고 등락을 반복하다가 결국 강보합세로 마감됐다.
중국 부동산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투자심리가 긍정적으로 돌아섰다. 다만 외국인은 1000억원 가량 순매도하며 6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다.
코스닥 지수는 4.73포인트 내린 476.33을 기록했다.
채권시장에서는 금리 하락세가 이어졌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4.40%로 전 거래일보다 0.05%포인트 하락했으며, 3년 만기물도 3.70%로 0.04%포인트 떨어졌다.
남유럽 위기에 북한 악재까지 겹치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된 탓으로 분석된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외국인들과 기업, 은행이 주체인 외환시장과 달리 증시는 개인 투자자 비중도 상당하다"며 "북한 이슈에 국내 투자자들이 크게 휘둘리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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