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플랜트, 해외 토목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SK건설. SK건설은 지난해 이뤄낸 시장 다변화, 사업영역 다각화를 기반으로 올해에도 '글로벌화'를 중점 추진과제로 선정하고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낸다는 각오다. 특히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SK건설은 지난해 지속적인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8개국에서 10개 프로젝트, 약 48억 달러를 수주했다. 특히 단순히 해외 비중 확대가 아닌 토목, 건축, 플랜트 전 분야에 걸쳐 해외진출 활로를 개척했다. 안정적인 사업포트폴리오도 구축됐다. SK건설은 올해 영업거점을 이미 확보한 국가를 중심으로 영업력을 집중시킨다는 전략이다.
◆중동 플랜트 집중 공략
대규모 플랜트 공사 발주가 예상되는 중동지역에서는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초대형 공사 수주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연초 대형 수주를 이뤄낸 에콰도르를 포함한 중남미 시장에서의 추가적인 플랜트 수주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SK건설은 최근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해외 토목 시장 공략이 잇따라 성공을 거두고 있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SK건설은 지난 1월 인도 석유산업개발위원회(OIDB)산하 인도국영석유비축공사(ISPRL)가 발주한 파두르(Padur) 원유 지하비축기지 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총 공사 금액은 약 38억 루피(한화 약 900억원)며 터널 및 지하 공간 시공을 전문으로 하는 인도 현지 업체, KCT(Karam Chand Thapar & Bros.)사와의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수주에 성공했다. SK건설의 지분은 60%로 수주 금액으로는 약 23억 루피(한화 약 540억원)다.
이번 공사에는 SK건설이 개발한 터널발파기술인 수펙스 컷(SUPEX-CUT)공법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이는 효율성이 뛰어나 기존 공법보다 훨씬 경제적이며 진동, 소음도 절감되는 친환경적인 공법이다. 국내는 물론 일본, 미국, 영국, 호주 등 해외에서도 특허를 획득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터널발파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SK건설의 이러한 기술력과 축적된 시공 경험들이 이번 공사 수주에 밑바탕이 됐다.
SK건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플랜트 분야에서는 새로운 시장 개척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3월 에콰도르에서 하루 생산량 30만 배럴 규모의 '마나비(Manabi) 정유공장 신설 프로젝트'의 기본설계(FEED)를 단독으로 수주해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2억6000만 달러(한화 약 3200억원)이며, 발주처는 RDP(Refineria Del Pacifico)사로 에콰도르 국영석유회사인 '뻬뜨로에콰도르(Petro Ecuador)'사와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인 '뻬데베사(PDVSA)'사의 합작법인이다.
에콰도르는 이번 정유공장 신설을 통해 원유 처리 용량을 일산 50만 배럴 수준으로 높일 수 있게 돼 휘발유 등 석유제품 수급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베네수엘라는 안정적인 원유 수출과 태평양 연안의 수출기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엔지니어가 800명 이상 투입돼야 하는 대형 설계프로젝트다. SK건설은 공장의 조기 가동을 위해 바로 설계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기본설계가 마무리되는 2011년 중반에는 정유공장 신설공사도 SK건설이 수주할 가능성이 높아 총 125억 달러(한화 약 14조원)라는 한국 정유공장 건설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프로젝트 수주가 이뤄지게 될 전망이다. 마나비 정유공장은 에콰도르 태평양 해안에 위치한 마나비주의 엘 아로모(El-Aromo) 지역에 신설되게 된다.
이번 계약의 가장 큰 의의는 바로 기본설계 분야 진출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기본설계는 공정의 기초가 되는 핵심부분이기 때문에 미국, 유럽 등의 선진 업체가 독점하다시피 한 영역이다. 특히 일일 생산량 30만 배럴 규모의 대형 정유공장의 기본설계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나 경험을 갖춘 회사는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 건설시장에서도 손꼽을 정도다.
이러한 장벽을 뛰어넘고 마나비 정유공장의 기본설계를 수행하게 됨에 따라 SK건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엔지니어링 및 초대형 프로젝트 관리회사의 반열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으며, 한국 건설업체의 기술 수준도 한 단계 높이게 됐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 수행으로 중남미 최대 정유회사인 뻬데베사 및 페트로 에콰도르와의 관계를 강화, 이 지역의 플랜트 건설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또한 한국건설업체의 주 무대인 중동을 벗어나 중남미 지역에서도 초대형 공사를 수행하게 돼 SK건설이 그동안 추진해 온 지역다변화 전략이 큰 성과를 거두게 됐다.
◆고품질의 조기 완공이 성공의 '열쇠'
SK건설은 지속적인 글로벌화 추진과 함께 리스크 관리(Risk Management) 역량도 높여나갈 계획이다. 10억 달러, 20억 달러가 이상의 초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통해 수익성 제고는 물론이며 우수한 품질로 발주처의 만족도도 높여 나갈 계획이다.
특히 치열한 업체간의 경쟁으로 해외 플랜트 공사의 수익성 문제가 종종 제기되는 가운데, 최근 쿠웨이트에서 플랜트 건설사상 유례가 없는 6개월 조기 준공을 이뤄내며 인센티브(Incentive)까지 수령해 화제를 모았다.
SK건설이 쿠웨이트에서 수행하고 있던 원유집하시설(GC-24) 공사의 조기 준공을 이뤄냈다. 2007년 3월말 공사를 시작, 지난 3월 28일 자로 준공 허가를 취득했다. 계약 공사 기간인 42개월을 6개월 단축시키며 36개월 만에 마무리한 것이다.
프로젝트 조기 준공으로 SK건설은 계약된 공사비 외에 2950만 달러(한화 약 330억원)의 인센티브(Incentive)도 수령하게 됐다.
공사 수주와 함께 먼저 위험요소관리시스템(Risk Factor Management System)을 가동시켰다. SK건설은 지난 10여 년 동안 쿠웨이트에서 플랜트 공사를 수행하며 축적한 다양한 노하우가 바탕이 된 위험요소관리시스템을 통해 프로젝트 전 공정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사전에 철저한 관리를 통해 제거해 나갔다.
또 국내 업체로 구성된 비상작업팀(Trouble Shooting Team)을 운영했다. 현지 업체 및 제3국 업체의 갑작스러운 작업 중단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신속히 비상작업팀을 투입, 공사 지연을 차단했다.
시공사(SK건설), 발주처(KOC), 감리회사(AMEC사) 모두가 공동의 목표를 위한 한 팀이라는 정신도 조기 준공을 위한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발주처 고위 임원은 직접 외국에 위치한 기자재업체를 직접 방문하는 등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공기 단축에 기여했다.
여기에 섭씨 50도를 웃도는 중동의 높은 기온을 극복하기 위해 1시간 30분이나 떨어져 있는 숙소에서 새벽 출근을 하는 등 임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도 한 몫 거들었다.
또한 SK건설은 미래성장을 위한 노력도 기울일 예정이다. 플랜트 분야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엔지니어링 기술의 진보를 이뤄낼 계획이다. 현재 SK건설은 미국 휴스턴에 있는 기술센터를 통해 정유, 석유화학, 가스 플랜트 분야의 기본 설계 역량을 강화해 기술력 제고를 통한 경쟁력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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