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화 기자) 세계 철강업체들이 새로운 수요 시장인 아프리카로 눈을 돌리고 있다.
남유럽 사태가 유럽연합(EU)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경우 글로벌 철강 수요가 줄어들고 생산 확대로 초과공급 가능성이 커져 대체 수요지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 철강 과잉 생산 우려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철강사들은 올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지난해 말부터 증산 체제로 전환했다. 실제로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세계 조강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 늘어났다. 지난 4월 한 달 조강가동률은 83%까지 높아진 상태다.
국내의 경우도 현대제철·동부제철 등의 신설비 가동으로 올해 국내 조강생산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철강협회는 올해 국내 조강생산능력은 8021만t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보다 1604만t이 늘어난 양이다.
남유럽발 재정 위기 확산으로 국내 철강업체들의 수출이 둔화될 경우 국내 시장도 공급 과잉 문제가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포스코경영연구소는 최근 낸 보고서를 통해 "EU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경쟁 심화에 대비해 신흥국으로 수출 지역 다변화가 필요하다"며 "최근 자원이 풍부하고 급격히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중동·북아프리카 등에 대한 수출을 증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아프리카‥'신수요처·자원확보' 일거양득
새로운 수요처로 주목받는 아프리카는 이미 대형 철강기업들이 앞 다퉈 몰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수요처로써의 매력뿐 아니라 대규모의 지하자원이 매장돼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철광석 개발이 본격화되면 채굴한 철광을 이송할 수 있는 항만과 도로, 철도 건설 등 기반 시설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이에 따라 철강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발레(Vale)사는 지난 4월 라이베리아에 광산과 항구, 도로를 건설하는 데 50억~8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이미 발표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포스코가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4월 아프리카 시장의 교두보 역할을 할 이집트 카이로 사무소를 설립했다.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또 원료 확보를 위해서는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직접 움직인다. 정 회장은 이번 주말 아프리카로 출장을 떠나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시작으로 모잠비크, 짐바브웨 등을 돌아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은 아직 크지 않지만 아프리카의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다"며 "철강업체들이 앞 다퉈 진출하는 이유는 선점 효과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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