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환율과 채권금리가 혼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 확산에 대한 공포가 가라앉지 않고 있는 데다 금융당국이 선물환 규제에 나서기로 하는 등 대내적인 악재까지 겹치면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양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하반기 들어 환율이 점차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말까지 1100원대에 안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채권금리는 다소 오를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지난 11일 종가는 1246.1원을 기록했다.
유럽발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면서 하락폭을 키우지 못하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1100원대로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김상경 국제금융연수원 원장은 "유럽발 위기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지만 8월이 지나면 어느 정도 진정될 것"이라며 "국내 수출 여건도 나쁘지 않아 환율이 1100원대에 안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환율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하반기부터 선물환 규제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환율 하락 속도가 빠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고 외화 유동성도 충분해 3분기에 1150원대를 유지하다가 연말에는 1100원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에서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국가가 추가로 발생할 경우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더욱 두드러지면서 환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유럽 변수의 영향력을 크게 보는 전문가도 있었다.
김홍달 우리금융지주 경영연구실 상무는 "국내 외환시장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보다 외부 변수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며 "투기 세력의 힘이 세 환율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김 상무는 "현재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변수는 유럽발 위기로 해당 국가보다 국내 외환시장의 환율 변동폭이 더 크다"며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을 가안하면 1000~1100원 정도가 적당하지만 아직은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채권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금리는 만기에 따라 다른 움직임을 보일 공산이 크다"며 "단기 채권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금리가 오를 수 있다"며 "반면 3년 이상의 중장기 채권의 금리는 다소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중장기 채권은 기준금리보다 경제 상황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데 하반기 경기 여건이 상반기보다 악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유럽발 위기로 채권 포트폴리오가 재편되고 있다"며 "국채 매입시 해당 국가의 재정건전성이 더욱 중요해진 만큼 유럽보다 한국 채권에 대한 매수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물가상승에 유의하겠다고 밝힌 것은 하반기 기준금리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며 "기준금리가 오를 경우 채권금리도 동반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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