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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파워 칼럼]출산에 대한 잘못된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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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6-1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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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강남여성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성영모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아무 것도 모르는 것보다 더 위험한 경우가 많다. 특히 산부인과와 관련하여 잘못된 건강상식은 다른 분야보다 많고 이를 사실로 믿는 사람도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 진료를 하다 보면 순간 할말을 잃게 만드는 수많은 상황에 부딪히게 되는데, 의외로 임신과 출산에 관련한 잘못된 정보로 인한 해프닝인 경우가 많다.

예전 분만을 위해 병원에 온 한 산모가 자연분만을 기다리던 중에 계속 구토 증세를 보인 적이 있다. 임신 기간 중 정기적인 진찰을 해오던 안면이 있던 산모였고, 분만 직전 진료에서도 별 이상이 없었던 건강한 산모였기 때문에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결국 진상을 알아보니 진통이 시작되자 친정어머니가 아기 낳으려면 힘이 있어야 한다고 하여 삼겹살을 열심히 먹고 왔다는 것이다.  게다가 아기를 잘 낳으려고 기름기 있는 부위를 더욱 많이 먹었다는 산모 얘기에 순간 할 말을 잃게 되었다.

사실, 산부인과에서는 분만 진통이 생기면 아무것도 먹지 말고 병원으로 오라고 한다. 병원에 와서 입원을 함과 동시에 정맥주사로 수액이 들어가기 때문에 산모가 배고파서 탈진할 위험은 거의 없다. 많이 먹은 상태로 분만 진통을 하다가 긴급하게 수술이라도 해야 될 경우에는 금식 시간이 충분하지 못하여 마취가 힘든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일들은 의외로 빈번하게 발생하며, 임신과 출산에 관련하여 잘못 알려진 정보들은 꽤 많은 편이다. 가장 흔한 오해는 첫 아기를 제왕절개로 낳으면 다음 아기도 무조건 제왕절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상분만 할 경우에 과거 절개부위부터 터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초음파 검사상 자궁벽이 얇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자연분만을 해도 안전하다.

오해는 산후조리 중에도 많이 나타나는데, 산후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는 말에 한 여름에도 에어컨을 틀지 않고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산모들도 있다. 이 경우에는 회음절개 부위가 잘 아물지 않는다거나 염증이 생길 수도 있고, 땀띠가 심하게 날 수도 있다. 출산 후 산모는 자신이 가장 쾌적하다고 느낄 정도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날씨가 더울 경우 에어컨을 튼다고 큰 일이 나지 않는다. 차가운 음식을 피해야 한다는 속설도 마찬가지이고, 굳이 미역국만 먹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예전보다 임신과 출산에 대한 기본 지식을 알려주는 곳도 늘어나고 산모들의 정보 교류도 활발해졌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충분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사회적으로 임신과 출산에 대한 우려와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 만큼, 조금 더 합리적이고 검증된 정보들이 활성화되어 예비부모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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