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심재진 기자) 유럽권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로 남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프랑스와 독일에까지도 번질 수 있다고 우려됐다. 반면 코스피에 대해서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봤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내달 말로 예정된 유럽권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에 대해 유로존 국가간 상호 의존도를 드러내면서 프랑스와 독일까지 재정위기 여파에 휩싸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국제결제은행(BIS)은 프랑스와 독일 두 나라가 재정위기에 빠진 그리스와 아일랜드, 스페인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위험노출도를 보이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프랑스·독일 주변국 채무불이행 우려 고조
BIS는 프랑스와 독일은행이 지난해 말 현재 그리스와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에 대한 익스포저가 9580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만약 그리스를 포함한 유로존 주변국가들의 채권채무를 불이행할 경우 프랑스와 독일이 엄청난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볼루션의 엘리자베스 아프세스 채권투자전략가는 "스트레스 테스트는 프랑스와 독일의 주변경제에 대한 익스포저를 주목시켰다"며 "이것은 프랑스와 독일의 채권시장을 압박받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독일은 하이포 리얼 에스테이트의 구조조정을 포함해 은행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으나, 프랑스는 막대한 예산 적자를 안고 있으며 부실 은행으로 부터 벗어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프레드릭 니버란드 HSBC 투자전략부장은 "유럽 은행의 익스포저는 2720억 달러지만 스페인은 8510억 달러, 아일랜드는 6060억 달러에 달한다"며 "이들 국가들도 그리스와 같은 압박을 받는다면 결국 유럽 은행 시스템은 또다른 유동성 위축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내증시 안정적… 불확실성은 남아
반면 국내 증시에는 스트레스 테스트에 대한 큰 우려는 안해도 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스페인의 최대 은행인 산탄데르가 안전하다면 스페인의 금융 시스템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에서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의 재정 위기는 유럽연합(EU)과 국제 통화기금(IMF)의 지원 아래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며 "유럽 은행권의 스트레스 테스트가 국내 증시의 작은 변동성 확대 이슈는 될 수 있겠으나 코스피 지수의 하방을 위협하는 요소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의 경우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국가이기 때문에 은행의 손실을 자체적으로 흡수할 여력이 있다"며 "스트레스 테스트도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을 수준으로 조율해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철희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유럽연합의 개별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는 익스포저 위험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해 줄 것이다"며 "지난해 미국에서 이뤄졌던 것과 마찬가지로 시장 신뢰를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 연구원은 "국가의 채무조정이 포함 여부가 신뢰에 관건일 것이며 자본부족 은행에 대한 지원방안 미흡 등 문제는 남아 있다"며 "여전히 불확실한 점들이 잔존해 섣불리 긍정적으로 판단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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