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영배 기자) 네티즌들은 하반기에도 아파트 가격이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반면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반대로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가 지난 6월 3일부터 14일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중개업소 127곳과 네티즌 866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22일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반기 아파트 가격 전망에 대해 네티즌 가운데 53.8%가 하락세가 지속될 것(완만한 하락 50.1%, 대폭 하락 3.7%)으로 내다봤다.
경기 불안에 금리인상 우려, 규제완화 미흡 등 하락 변수가 더해진 데 반해 가격 상승이나 경기 회복을 기대할 만한 뚜렷한 변수가 없기 때문으로 부동산114는 풀이했다.
또 6개월 전 상반기 전망조사에서는 부동산 경기 회복을 기대하던 분위기가 짙었으나 상반기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는 것이 부동산114의 설명이다.
반면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5.7%가 하반기 아파트 매매가격은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합세를 보일 것이라는 응답은 22.3%, 하락할 것이라는 응답은 30.0%(완만한 하락 27.6%, 대폭 하락 2.4%)였다.
최근 아파트 가격이 하락해 바닥권에 근접하면서 하반기에는 줄어든 거래량이 회복되길 바라는 현장 중개업소의 기대 심리가 상당부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 중개업소는 LTV(주택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를 완화해야 하는 응답이 63.8%로 가장 많았다. 이어 보금자리주택 공급조절(11.0%), 저금리 유지(7.1%) 순이었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나 재건축 연한 단축은 상대적으로 응답률이 낮아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4·23 대책'에 대해 네티즌들은 '지방 미분양 주택 감소에 효과적이었다'는 응답이 16.9%에 그친 반면 수도권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이 27.9%였고,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금융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32.2%로 높게 나왔다.
조사대상 네티즌 가운데 향후 2년 안에 주택을 사거나 팔 계획이 있는 응답자는 68.5%였다. 또 적정 거래시기로는 2011년 상반기가 27.3%로 가장 많았고 이어 2010년 하반기(25.5%), 2011년 하반기(23.8%), 2012년 이후(23.4%) 순이었다.
신규 분양주택 청약의사는 줄어들었다. 응답자 중 45.3%가 2년 내 신규분양주택에 청약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지만 상반기에 비하면 8.3%P 감소했다. 분양 적정시기는 2011년 이후가 많았으며 응답자 대부분이 분양가 하락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분양 희망 지역은 한강이남 재건축 일반분양을 꼽은 수요자가 45.0%로 가장 많았다. 강남권 재건축 약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강남권 아파트 시장에 대한 기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도심권의 뉴타운도 26.9%를 차지해 분양 희망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반면 2010년 상반기에 비해 신도시, 택지지구 등 수도권의 청약관심은 떨어졌고 인천경제자유구역 역시 외부 투자수요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나타나 하반기 분양시장은 서울 집중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망 투자상품으로는 임대수요가 늘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원룸/도시형생활주택(15.4%)'과 오피스텔(12.0%)로 나타났다. 토지(12.2%) 등 투자 상품의 선호도도 2009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아파트(20.8%)에 대한 선호도는 여전히 가장 높았지만 2010년 상반기에 비하면 아파트를 유망 투자상품으로 꼽은 응답자는 17.1%p나 줄었다. 아파트 중에서는 2009년 선호도가 높았던 신규분양 아파트 대신 최근 가격이 많이 하락한 기존 아파트나 분양 혜택이 많은 미분양 선호도가 높아진 것도 특징이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2010년 하반기 이후 규제완화나 주요 사업장의 재건축이 확정된다면 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하락세는 다소 주춤해질 수도 있다"며 "신규 분양 아파트 대신 최근 가격이 많이 하락한 기존 아파트나 혜택이 많은 미분양의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young@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