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한국과 일본 자동차업계에 서로 상반된 바람이 불고 있다. 일본자동차업체는 끊이지 않는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반면 한국은 호재가 줄을 잇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월 이후 이날까지 현대자동차의 주가는 8.55% 상승했다. 기아차도 17.44% 오른 3만2650원을 기록했다. 도요타는 도쿄거래소에서 같은 기간 동안 7.74% 하락했다. 닛산과 혼다자동차도 각각 13.18%, 11.18% 떨어졌다.
일본자동차기업들은 이어지는 악재로 ‘쓴 맛’을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9일 도요타자동차 계열사 도요타고세이의 중국 톈진 공장에서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파업이 발생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9일부터 파업을 벌여온 혼다의 중국 광둥성 중산시 소재 자회사 '혼다 록'은 지난 18일 밤 사측과 임금협상안에 잠정 합의했다.
협상을 지속하는 조건으로 작업에 복귀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불안한 상태라고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일부 근로자들이 여전히 불만을 표시하고 있어 언제 다시 일어날지 모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에선 노사 관계가 비교적 안정돼 있고 노조가 사측 요구에 순순히 따르는 경우도 많다"며 "일본 업체들이 자국 내 노사 관계에만 익숙해져 있어 중국 내 노무 관리에 대해 너무 안이하게 대처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자동차도 베이징의 협력업체인 성우하이텍의 파업으로 조업이 일시 중단된 적이 있지만 일본 기업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파업 우려가 적은 편이다.
박상원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향후 중국 소재 협력 업체들의 파업을 막기 위해 업체들에게 공회 설립을 적극 권유하고 있다”며 “현대차 그룹은 오랜 노사 관리 경험 및 가까운 본국 공급 체제로 인해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판단했다.
시장 전문조사기관인 JD파워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도요타의 신차 품질조사(IQS · Initial Quality Study) 순위가 지난해 6위에서 올해 21위로 추락했다고 밝혔다. 도요타가 업계 평균 순위를 밑돈 것은 조사가 시작된 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도요타의 급격한 후퇴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대규모 리콜에 따른 브랜드 이미지 손상탓”이라며 “이번 결과는 미국 시장에서 도요타의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라고 판단했다.
이에 반해 현대차는 도요타를 제치고 7위에 랭크됐다. 베르나(현지명 엑센트)가 소형차(Sub-Compact Car) 부문 1위에 올랐으며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도 준중형(Compact Car) 부문 3위로 선전했다. 기아차는 미니밴(Midsize Van) 부문에서 그랜드 카니발(현지명 세도나)이 2위에 올랐다.
서 연구원은 “신차들의 품질이 안정되면서 판매도 증가되고 있어 개선 추위로 복귀할 것”이라며 “도요타의 입지 약화는 현대차와 기아차에게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했다.
브랜드 판매증가율과 점유율에서도 일본브랜드는 1~5월 누적 판매대수 증감율이 -5.9%인 반면 한국은 21.5%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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