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욱의 시사 돋보기] 북의 인터넷 심리전과 안보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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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2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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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사회팀장
주요 8개국(G8) 정상들이 26일(현지시간) 캐나다 헌츠빌에서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천안함 침몰 공격을 규탄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한 가운데 북한의 대남 '인터넷 심리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자유북한방송에 따르면 한 탈북단체의 인터넷사이트에 북한의 우월함을 언급하면서 "천안함이 하나 더 가라앉을지도 모르겠다"는 협박성 게시글이 실렸는데 이글의 아이피(IP) 주소는 한국내에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신원을 알 수 없는 이들이 탈북자가 많이 찾는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탈북 경로, 북한 핸드폰 반입, 밀수 등을 묻고 있는 정황도 포착됐는데 이들 글의 IP 역시 외국 주소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2000년대 이후 북한은 인터넷을 통한 대남 선전전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영향력이 커진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여론조작을 하려한다는 것리 자유북한방송의 주장이다.

북한 경제난의 참상을 담은 시집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를 펴낸 탈북시인 장진성씨는 "북한의 '인터넷침투연락소'가 남한 주민등록증 30만 개를 확보해 '댓글 심리전'을 펼치고 있다"고 증언했다. 또 장씨는 "북한 통일전선부의 인터넷 대남침투는 26연락소가 맡고 있다"고 소개했다.

26연락소는 남한에 실존하는 한민전(한국민족민주전선) 산하 '구국의 소리방송'으로 자처하면서 남한식 억양과 발음으로 훈련된 아나운서들을 내세워 민주화 운동을 호소, 유언비어 유포, 한국 정부의 정책에 대한 왜곡 등 전파 침투를 감행해왔던 곳이다.

그러나 90년대 후반 들어 인터넷이 일반화되자 방송 대신 인터넷침투연락소로 이름을 바꾸고 인터넷 공략을 주 과업으로 바꿨다는 것이다.

장씨는 "북한이 인터넷을 통한 여론 조작 등에 나선 것은 1990년대부터이지만 체계화된 조직으로 본격 침투에 들어간 것은 2000년부터"라면서 "처음엔 인터넷에 나도는 (한국의)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하다가 나중엔 해킹을 통해 30만개를 입수했다"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북한 인터넷침투연락소는 중국의 전용선을 끌어 쓰거나 중국 곳곳에서 부정기적으로 접속하기 때문에, 적발이 쉽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7월 북한은 디도스(DDos) 사이버테러로 청와대와 국방부 등 정부 주요기관 홈페이지 접속 장애를 일으키며 우리나라 정보기술(IT) 수준을 한바탕 우롱한 적이 있다.

DDos 테러는 고급 정보 습득과 우리 사회 내부 교란을 위한 북한의 고도의 심리전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어서 그 심각성은 매우 크다.
당시 국가정보원은 이때 사용된 IP가 북한 체신청이 사용해 온 것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낸 바 있다.

인터넷이라는 소통의 도구를 악용해 중요한 사회적 이슈에는 반드시 개입해 여론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몰아가고 나아가 대남 심리전을 통해 사회 내부 교란을 획책하는 북한의 인터넷침투공작에 공안당국의 거시적이고 적극적인 대처가 참으로 아쉽다.

북한 정권이 존재하는 한 영원히 계속될 대남 인터넷 심리전에 우리 네티즌들이 더 이상 낭패를 보지 않게 정부가 대응책을 세우는 것이 '안보의 2.0' 버전 일게다.

kyw@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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