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in] 현대건설 '현대家' 복귀하나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채권단이 현대건설 매각 작업을 4년 만에 재개함에 따라 현대건설의 현대가(家) 복귀 여부에 귀추가 집중되고 있다.

29일 외환은행과 정책금융공사ㆍ우리은행 등으로 구성된 현대건설 주주협의회는 실무자협의회를 열고 매각 주관사 선정 안건을 논의했다.

매각 주관사는 산업은행 M&A(인수ㆍ합병)실과 우리투자증권, 외국계 투자은행(IB) 등이 선정될 전망이며, 채권은행들도 이 결정에 대체로 수긍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관계자는 "매각 주관사 선정으로  매각논의가 다시 활발해질 것"이라며 "채권기관들이 선정 주관사에 특별히 반대하지 않으면 실사를 거쳐 1~2개월 이내에 잠재 인수 후보군에게 투자의향서(IM)를 발송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방치됐던 현대건설 매각 작업이 4년 만에 재개되게 된 것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현대그룹 및 현대중공업 등 범(凡) 현대가가 현대건설을 가져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건설이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사업적 초석이었던 데다 그룹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도 현대건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 지분 8.3%를 갖고 있어 인수 주체가 현대상선의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최근 현대그룹이 재무 상태가 악화돼 재무개선약정 체결을 맺을 가능성이 높아 인수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현대그룹이 인수에 실패해도 현대중공업이 KCC그룹과 컨소시엄 형태로 현대건설을 인수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채권기관의 강한 매각 의지와 M&A 시장에서의 저조한 관심이 현대건설의 현대가 재입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현재 정책금융공사는 사업비 및 운영비 조달을 위해 현금이 절실한 상황이라 유재한 사장이 직접 나서 현대건설 매각을 주도하고 있다.

유 사장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현대건설은 대우건설 매각 문제가 마무리 되면 곧바로 매각을 시작할 것"이라며 "하지만 대우건설 매각이 계속 지연될 경우 더 이상 기다리기는 어렵기 때문에 6월 중에는 결론을 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외환은행과 우리은행도 매각을 앞두고 있어 인수자 부담 경감을 위해 몸무게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채권단의 입장은 이처럼 절실하지만 정작 M&A 시장은 현대건설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현대건설 매각가가 시가총액과 인수 프리미엄 30%을 합할 경우 3조~4조원에 달해 부담이 적잖기 때문이다. 또 현재 하이닉스ㆍ대우조선ㆍ대우건설 등 매물이 즐비한 점도 현대건설의 매력을 한풀 꺾는 요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건설 계열사가 없고 4조원대의 자금 동원이 가능한 대기업군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현재로서는 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이나 현대그룹의 인수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전망했다.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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