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휴대폰 산업이 스마트폰 시대로 빠르게 전환됨에 따라 다음 차례는 TV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에서 운영체제(OS)를 바탕으로 영향력을 높이고 있는 구글과 애플이 TV 산업에 눈독을 들이면서 스마트TV 시대는 더욱 빠르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구글은 소니ㆍ인텔ㆍ로지텍 등과 손을 잡고 ‘구글TV’를 하반기 중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인터넷에서 휴대폰으로 이어진 구글의 힘을 발판삼아 도전장을 낸 것.
애플 역시 구글의 TV사업 진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구글TV처럼 해서는 실패할 것”이라며 언급했을 정도다. 애플은 아이폰ㆍ아이패드에 이어 아이TV 출시를 통해 아이튠즈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시리즈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체도 치밀한 준비에 나섰다. 스마트폰에서는 주도권을 내줬지만 텃밭인 TV에서는 이 같은 오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
삼성전자는 자체 OS를 가동해 스마트TV 시장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를 선점하겠다는 각오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애플리케이션 장터 ‘삼성앱스’를 선보이며 소프트 파워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기준 전 세계 평판TV 시장에서 금액 기준으로 22.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디스플레이서치) LED TV는 39.1%에 달한다. 프리미엄 제품일수록 시장 점유율이 높아 고사양 제품인 스마트TV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도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구글이 마치 TV 시장을 모두 잠식할 것처럼 얘기하고 있는데 성공 여부는 제품이 나와야 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그는 “삼성 스마트TV는 지역 업체들과 협력해 지역별로 특화된 콘텐츠를 서비스할 것”이라며 맞춤형 ‘킬러 콘텐츠’를 개발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LG전자 역시 내년 초 스마트TV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자체 애플리케이션 스토어도 출범한다. 스마트폰 시장 대응에는 늦었지만 TV 시장은 선점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LG전자는 스마트TV의 전신인 ‘브로드밴드 TV’를 출시하며 TV의 스마트 시대를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다만 스마트TV의 핵심인 OS는 구글을 채용할지 여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스마트TV가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구글TV다. 다만 여전히 구글TV는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먼저 조작이 어렵다. 지난 5월 구글 개발자 대회에서 구글TV를 시연하는 모습은 기존 키보드를 이용한 조작과 큰 차이가 없었다. 여기에 전용 수신장치 가격 역시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객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맞춤형 광고를 내보낼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구글TV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사람들은 인터넷을 뒤지기 위해 TV를 사는 것이 아니다”라며 구글TV에 대해 혹평했다. 영국 IT컨설팅업체 오범의 얀 도슨 수석 컨설턴트 역시 “구글TV는 지금까지 나온 제품과 그다지 다를 바 없다”고 절하했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에게도 스마트TV 시장 선점의 기회는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LG는 전 세계 TV 시장의 40.1%(1분기. 디스플레이서치)를 차지하고 있는데다 수년에 걸쳐 스마트TV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과 서비스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전자 업계 관계자는 “TV는 휴대폰과 달리 가족이 공유하는 미디어 기기이기 때문에 스마트폰과는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미 삼성과 LG는 스마트TV에 가장 접근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향후 스마트TV 시장에서도 선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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