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7·28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기선잡기에 들어간 가운데 민주당의 필승 카드인 야권연대가 꼬여만 가고 있다.
특히 이번 재보선의 최대 격전지인 서울 은평을에서 한나라당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맞설 전략을 야권연대에서 찾으려 했지만 13일 후보 등록에 앞서 이마저도 무산됐기 때문이다. 후보 단일화를 놓고 각 야당들의 기싸움이 팽팽하게 이어진 끝에 승부를 가리지 못해서다.
그동안 민주당이 경쟁방식을 통해 ‘이기는 연대’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 등 다른 야당은 민주당이 기득권을 버리고 ‘협상타결‘에 나서야 한다고 맞섰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린 것이다.
지난 6·2 지방선거에 이어 연대 효험을 기대했던 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앞서 영입에 공을 들인 신경민 MBC 선임기자의 불출마 선언 뒤 우려에 빠진 민주당에 시름을 더한다.
이로써 야권은 민주당 장상 후보, 민주노동당 이상규 후보, 국민참여당 천호선 후보, 사회당 금민 후보를 여권 실세 이 전 위원장과 경합을 벌일 주자로 내세웠다.
이 전 위원장의 행보는 일찌감치 전개됐다. 지역 밑바닥 민심을 훑으며 서민후보임을 부각시켰다. 반(反)한나라당 정서를 잠재워 지지를 호소하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장 최고위원도 이날 오전 불광동 은평 선관위에서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오후에는 지역에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갖고 선거전의 시동을 걸었다.
개소식에는 정세균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를 비롯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 당 내외 인사 30여명이 참석했다.
이밖에 저마다 자신이 정권 심판과 지역발전을 동시에 이룰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쟁점이 되고 있는 야권 후보단일화에 대해 민주당은 여전히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 단일화를, 민노당과 참여당은 민주당의 정치적 결단과 양보를 촉구했다.
한편 은평을 단일화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다른 지역의 연대 논의도 지지부진한 양상이다.
현재 민노당은 은평을 외에 인천 계양을, 광주 남구,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 등 3곳에, 참여당은 광주 남구 1곳에 후보를 낸 상태다. 민노당과 참여당은 민주당이 야권 연대의 상징성을 감안, 텃밭인 광주를 내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이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다만 민노당과 참여당간 1차 단일화 움직임은 비교적 활발하게 전개, 양당은 광주 남구에서 여론조사를 거쳐 후보 등록 마지막날인 14일 단일후보를 확정키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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