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투자자문사의 자문을 받아 운용하는 자문형 랩의 계약고는 작년 말 4500억원에서 지난 6월 말 1조9500억원으로 1조5000억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75개 자산운용사 중 주식형펀드 잔액이 1조원을 넘는 곳은 35%인 25개사에 불과하다.
투자자문사 계약액이 급증한 것은 증권사들이 자문사와 연계해 판매 중인 자문형랩이 올 들어 인기를 끈 덕분이다.
자문형랩 시장의 급성장에 신규 판매를 자제하는 모습도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케이원투자자문이 자문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문형 랩 잔액이 5000억원을 넘어서자 판매를 중단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운용 규모가 5000억원을 넘어서면서 소수 종목으로 투자하다보니 신속한 종목 교체가 쉽지 않아 자체적으로 신규 판매를 중단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자문사는 포트폴리오에 대한 자문만 하고 실제 운용은 삼성증권 포트폴리오 운용팀에서 한다.
그러나 삼성증권에 자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자문사 가운데 케이원 다음으로 규모가 큰 브레인투자자문의 잔고는 2852억원(12일 기준)임에도 현재 판매를 지속하고 있다.
한편, 운용사들은 직접 자문형 랩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4월 정원석 브레인투자자문 이사를 전략운용팀장으로 영입한 후 펀드운용을 위한 자문을 제공받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펀드 운용인력과 별개로 자문서비스를 담당할 인력이 필요해 정팀장을 영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삼성증권의 '삼성SMA 3대그룹집중형랩'에 대한 자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자문형 랩 시장 초기에는 운용 과정에 불법의 소지가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며 자문형 랩 시장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자문형 랩 시장의 성장세에 자산운용사들도 자문형 랩 시장에 적극 뛰어드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밸류운용도 현재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운용하는 펀드에 자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KTB투자증권도 자문형 랩 서비스를 곧 제공할 방침이다.
하지만, 장기 분산 투자를 유도하는 운용사의 정체성이나 투자철학에 배치된다는 지적에 적극적인 공략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kkeun@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