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산은경제연구소가 중국과 대만의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체결로 석유화학 등 국내 전통 산업의 수출 잠식 가능성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정보기술(IT) 분야에 대한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소가 14일 발표한 '중국-대만 ECFA 체결의 국내 산업에 대한 영향 분석'에 따르면 석유화학 산업은 관세 인하 대상인 조기수확 품목에 88개가 포함돼 있어 대만의 중국시장 잠식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 중국은 한국의 석유화학 제품 수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중요 시장이다.
공작기계 등 일반기계의 일부 품목과 철강업종은 관세율이 높지만, 대만이 경쟁 가능한 업체를 보유하고 있어 추가 개방될 경우 잠식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반면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조선은 대만의 산업기반이 취약해 시장잠식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IT도 이미 한국·대만·중국 등이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이미 무관세를 시행하고 있어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과 대만의 상거래가 확대되면 휴대폰·비메모리 반도체 등 분야에서 대만과의 경쟁이 강해지는 간접영향은 있을 전망이다.
산은경제연구소는 "국내 기업은 브랜드 파워·제품차별성·핵심기술 확보 등 비가격 경쟁력을 강화해 가격경쟁력의 열세를 보완해야 한다"며 "중국 내에서 이뤄지는 완성품 생산에 소재와 부품을 공급하는 산업별 분업관계의 체계화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연구소는 또 "적극적으로 중국 현지에 진출하고, 현지 진출기업에 대한 국내 제품 공급을 늘려 중국시장 잠식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과 대만은 지난달 29일 자유무역협정(FTA)에 준하는 국가 간 무역 기본 협정 ECFA를 체결했다. 중국은 539개, 대만은 267개 품목을 조기수확 품목으로 지정해 3년 이내에 단계적으로 수입관세를 철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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