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과 중동의 밀월관계가 나날이 두터워지고 있다.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이 최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국과 중동간 교역액은 53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중국은 2002년 영국을, 2006년 독일을, 2010년 미국을 뛰어넘어 중동의 최대 수입국으로 올라섰다.
중국의 대(對)중동(터키 포함) 수출액은 2005년의 280억 달러에서 2009년 570억 달러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대중동 수입액도 작년 한 해 615억 달러에 달했다. 올해 1~4월에는 이미 286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은 중동 석유의 최대 수입국이다. 중동지역에서 생산하는 원유의 10분의 1이상을 중국이 수입하고 있다. 중국은 하루 평균 194만 배럴의 중동에서 수입해온다. 이 정도 추세라면 중국이 2030년 미국을 뛰어넘어 세계 최대 석유수입국으로 부상한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그러나 중국-중동 간 교역은 비단 석유 등 자원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벤 심펜도르퍼 RB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중국과 중동을 오가는 소상공인들의 발걸음도 분주해졌다”면서 양국 간 교류가 국가적 차원에서 점차 민간교류에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중동시장의 잠재력을 감지한 중국 기업인들이 중동 지역에서 장사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최근 중동지역에서 각종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중국 건설업체 수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나짐 알 쿠치 아부다비투자청(ADIC)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 중동지역에서 이미 계획했거나 진행 중인 건설 프로젝트 규모는 2조4000억 달러에 달한다”면서 “2008년 중국 건설업체가 아랍에미레이트(UAE)에서만 총 21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 돈줄을 쥐고 있는 중국과 중동의 ‘밀월관계’가 향후 글로벌 경제회복의 견인차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내수 수출시장이 살아나면서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각각 10.5%, 9.6%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원자재 가격 상승 △해외수요 급증 △정부 경기부양정책 등에 힘입어 중동 경제도 올해 4.5%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국제전략연구센터(CSIC)의 한 애널리스트는 “중국과 중동 간 관계가 나날이 가까워지고 있다”면서 중동의 중국산 제품 수입 및 건설 프로젝트 발주, 중국의 경제고속성장에 따른 석유수요 증가를 주된 이유로 꼽았다.
또한 중국이 미국과 달리 자국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 것도 중동 지역 국가들이 중국과 기꺼이 협력하길 원하는 주된 이유라고 덧붙였다.
벤 심펜도르퍼 이코노미스트는 “중국과 중동 간 긴밀한 경제적 관계가 이어지면서 교역액도 앞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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