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건전성 개선-PF처리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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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7-1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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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건전성과 수익성. 이 양립하기 어려운 두 가치를 두고 은행권이 고민에 빠졌다.

은행권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연체율 상승 및 보유자산 부실화를 차단하기 위해 건전성 확보를 최대 현안으로 정했다.

하지만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경우 향후 수익 창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당장 매각했다가는 본전찾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여 은행권은 이도 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5일 한국은행과 금융당국, 금융권 등에 따르면 은행권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하반기 경영전략을 '건전성 강화'로 설정했다.

가계와 기업의 이자부담이 높아져 연체율이 오르거나 대출채권이 부실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전략기획 담당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개인 및 PF 대출 연체율이 상승할 여지가 있다"며 "저금리 기조로 확대됐던 유동성이 부실화하지 않을까 사전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 은행들은 연체율 점검을 강화하고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자산을 사전에 매각하고 나섰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진 부동산 PF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상황만 넘기면 향후 은행권 캐시카우로서 역할이 기대되는 데다 자산관리공사(캠코) 등 부실채권(NPL) 처리 전문기관에 넘겼다가 원금도 못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 PF는 저축은행과 달리 사업 인허가 뒤에 이뤄지는 만큼 부실 우려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은행의 이 같은 소극적인 태도에 금융당국은 강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부동산 침체가 더 길어질 수 있으며, 여신 규모가 커 자칫 부실화할 경우 후폭풍이 클 거란 판단에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워낙 나빠 PF도 침체를 지속하고 있다"며 "평가기준을 강화하고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도록 권고하는 등 만약을 위한 대비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권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전체대출(962조6959억원)의 5%에 해당하는 47조9000억원.

이는 저축은행의 전체 대출액(65조1062억원)의 3분의 2, PF 보유 잔액(11조9000억원)의 4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은행권의 1분기 말 기준 PF 대출 연체율은 2.9%로 지난해 말의 1.67%에 비해 2배 가까이 상승했으며, 연체금은 1조4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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