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가 주택경기 침체와 사업비 증가를 이유로 성남시 구도심 2단계 재개발 사업을 사실상 포기했다.
25일 LH는 "주택경기 침체로 분양가가 주변시세보다 높아질 우려가 있는데다 권리자들의 요구사항이 많아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내부분석이 나왔다"며 "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사업을 접게 됐다"고 설명했다.
LH는 이 같은 내부 결정을 내린 후 지난 23일 성남시에 구두로 통보한 데 이어 26일께 관련 공문을 전달할 예정이다.
성남 2단계 재개발사업 대상은 금광1·중1·신흥2·구역 3곳 54만5863㎡으로 9000여가구의 주택을 지을 예정이었다. 공공기관 최초의 '순환정비 방식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돼 집주인과 세입자를 수용할 이주단지를 우선 만들어 이주시키고 사업이 끝난 후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오게 하는 방식이다.
성남시와 LH는 2000년 구시가지 26곳을 이 방식으로 재개발키로 합의, 1단계 은행2구역 등 3곳을 착공했고 지난해 12월 2단계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LH는 사업을 포기한데 대해 주택경기 침체와 사업비 증가를 이유로 들었다. 우선 당초 수정 중원구 지역의 분양가를 3.3㎡(평)당 1500만원 수준으로 예상했으나 경기침체로 지금은 1200만원 정도로 떨어져 분양사업을 할 경우 사업성이 저조하다는 것이 첫째 이유다.
두번째 '권리자 및 세입자의 요구 수준 증가'다. LH는 "관련법 개정으로 보상비 지급기준이 완화된데다, 권리자들이 주거이전비와 임대주택을 동시에 요구하는 등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LH의 이번 결정을 두고 성남시가 최근 판교신도시 개발이익금을 한꺼번에 낼 수 없다며 모라토리움을 선언한데 대한 앙갚음 차원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성남시는 이와 관련 지난 2002년 LH공사와 재개발 사업시행 협약을 체결한 만큼, 법률적 효력에 대해 전문가 자문을 받아 대책마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