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C투자증권(옛 신흥증권)과 하이투자증권(CJ투자증권)은 지난 2008년 각각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계열로 편입됐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9 회계연도 말 HMC투자증권 자기자본(6월말 제출 감사보고서 기준)은 업계 15위권인 5838억4400만원으로 2007 회계연도 1687억8000만원 대비 245.91%(4150억6400만원) 증가했다.
이에 비해 하이투자증권의 2009 회계연도 말 기준 자기자본은 업계 30위권인 2748억5900만원으로 2007 회계연도 2151억9300만원에서 27.72%(596억6600만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총자본에서 부채를 차감해 구하는 외형지표인 자기자본 규모에서 2년전까지 앞섰던 하이투자증권이 HMC투자증권에 두 배 이상 차이로 밀린 것이다.
유동자산과 고정자산을 합친 자산총계 또한 역전됐다.
HMC투자증권 자산총계는 2007 회계연도 4368억8200만원에서 2009 회계연도 1조9306억8200만원으로 342.15% 증가했다.
이에 비해 하이투자증권은 같은 기간 6902억1000만원에서 1조4138억4900만원으로 104.84% 늘었으나 HMC투자증권보다 5100억원 이상 적다.
수익지표 역시 마찬가지다.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눠 구하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보면 HMC투자증권은 2007 회계연도 6.5%에서 2009 회계연도 8.0%로 1.5%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하이투자증권은 같은 기간 44.8%에서 6.9%로 38.3%포인트 낮아졌다.
이 기간 HMC투자증권 당기순이익이 92억4000만원에서 350억5000만원으로 279.29% 증가한 데 비해 하이투자증권은 788억6800만원에서 183억3700만원으로 76.74% 줄었다.
안정적 수익기반인 내부지원 규모에서는 격차가 230배 이상 벌어졌다.
HMC투자증권은 2009 회계연도에 현대자동차 계열사와 11조5488억원 규모로 금융상품과 유가증권을 거래했다.
이에 비해 하이투자증권과 현대중공업 계열사 간 거래액은 491억원에 그쳤다.
준법감시와 내부통제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하이투자증권은 2007~2009 회계연도에 걸쳐 금융실명제 위반과 고객자금 불법취득, 시세 조종, 허수 주문 등 혐의로 해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반면 HMC투자증권은 이 기간에 단 한 건도 제재받지 않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HMC투자증권은 전폭적 내부지원 덕분에 과거 삼성증권을 연상시킬 만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 초까지만 해도 범현대가 증권사는 현대그룹 계열 현대증권뿐이었다.
같은해 4월부터 HMC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이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 잇따라 입성하면서 범현대가 3개 증권사간 경쟁은 크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아직까지는 현대증권이 자기자본(2009 회계연도 2조5000억원)이나 순이익(1788억원) 규모에서 HMC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에 월등하게 앞서고 있다.
HMC투자증권은 출범 당시인 2008년 4월부터 제갈걸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제갈 사장은 현대자동차 기획실장,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부사장을 지냈다.
하이투자증권도 출범 무렵인 2008년 9월부터 현대중공업과 현대증권을 거친 서태환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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