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스탠더드’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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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7-29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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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LCD 기판 표준화 정책 변화
-식품.유통도 중국인 입맛에 맞게
-현대기아차, 중국 특화모델로 2위 경쟁
 
(중국, 베이징= 아주경제 이하늘·김형욱 기자)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르라'는 격언은 옛말이 됐다. 이젠 '중국에서는 중국법이 우선'이라는 원칙이 세계경제를 지배하고 있다.

중국 인구는 60억 전 세계 인구의 22% 상당인 13억에 달한다. 특히 최근 선진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중국을 위시한 신흥시장의 성장세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중국 시장은 인구비례를 크게 넘어서는 파괴력을 갖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 정부는 자국만의 독자적인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5월부터는 정보보안제품에 대한 중국강제인증(CCC) 제도를 시행했다. 가전·통신 등 주요 산업에 대한 규제에 이어 그 범위를 확산하고 있는 것.

여기에 중국 소비자들의 정서와 문화에 맞는 제품 및 브랜드 정책도 요구되고 있다. 이미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이 같은 중국의 특수성을 무시하고 균일화된 글로벌 스탠더드를 고집하다가 고배를 마셨다.
이에 우리 기업들도 ‘차이나 스탠더드’에 맞는 제품 개발 및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나서고 있다.
 
먼저 중국 라면 시장에서 3위를 달리고 있는 농심은 최근 중국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제품 개발에 나섰다. 농심은 신라면의 매운맛 강도를 3단계로 조정해 중국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남방계 소비자들은 신라면이 맵다며 꺼리는 반면, 북방 일부 고객들은 고춧가루를 더 첨부할 정도로 매운 맛을 즐기는 다양한 고객들의 입맛을 고려한 것.

삼성전자도 중국 공장 설립을 위해 기존 40·46인치 제품 생산에 유리한 7세대가 아닌 7.5세대 LCD 기판 생산 라인을 계획했다. 삼성전자가 자사 기판 규격을 변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는 그간 표준화 경쟁을 펼쳐온 LG디스플레이 진영의 7세대와 같은 규격이다. 42·47인치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중국 소비자를 겨냥해 기존 생산규격을 포기하고 경쟁사의 표쥰규격을 따른 것.

SK텔레콤과 삼성전자 역시 중국의 독자 3G 통신방식인 TDS-CDMA를 지원함으로써 중국 진출의 기반을 닦았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에서 2위(점유율 24.9%)를 달리고 있다. 1위인 노키아와(33.2%)의 격차도 전체 세계 시장보다 좁다. SK 역시 이 같은 기술 지원을 통해중국 진출에 유리한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특화 모델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초기 진출시기인 2000년대 초 기존 모델을 들여와 판매했지만 신통치 않은 성과를 기록했다. 하지만 2000년대 중후반부터 위에둥(중국형 아반떼), 링샹(중국형 NF쏘나타), 밍위(중국형 EF쏘나타)를 개발하며 판매량이 급증. 상하이폴크스바겐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베이징모터쇼에서는 중국형 베르나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중국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중국인들은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이 높다”며 “현대차가 중국에서 세계 최초로 신차를 공개하는 것은 중국인들의 자부심을 만족시켜 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내 기업들은 중국 '인민기업'으로 부상하기 위해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중국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인관관계를 중요시 여기는 그들만의 '꽌시'(关系,관계)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며 "외자기업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중국에서 비교적 선전한 것은 중국정부와 기업은 물론 고객들과의 '꽌시'를 잘 가져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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