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일본 오사카시 니시구(西區)의 한 아파트 안에서 어린 남매가 굶어 죽은 채 발견된 사건이 일본 사회를 충격에 몰아넣었다.
3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쿠라코(櫻子.3)양과 가에다(楓.1)군 남매는 30일 아파트 안에서 굶어 죽어 일부 시신이 부패한 상태로 발견됐다.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은 아이들의 엄마인 시모무라 사나에(下村早苗.23.유흥업소 종업원)씨가 지난 6월말 아이들을 집안에 가둬둔 채 친구 집에 가버렸기 때문.
음식은 물론, 냉장고에 마실 물조차 남겨두지 않았다. 시모무라씨는 경찰에 붙잡힌 뒤 "1주일 후에는 죽어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녀가 이런 일을 벌인 이유는 "육아가 귀찮아서"였다.
2006년 12월에 결혼했다가 지난해 5월 이혼한 그녀는 올 1월부터 유흥업소에 다니면서 이 아파트로 옮겼고, 이때부터 "(아이들에게) 밥을 지어주거나 목욕을 시키는 일이 귀찮아졌다. 아이들이 없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하지만 비정한 엄마보다 일본인들을 더 낙담하게 한 것은 당국의 무성의한 행정이었다.
주민들은 3월 말부터 이 집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고 시가 운영하는 아동학대 상담전화에 3차례 신고했다. "밤중에 인터폰을 통해 '엄마, 엄마'라고 장시간 우는소리가 들린다"는 것.
마지막 신고는 5월18일에 접수됐다. 시 관계자는 이날 오후 집을 방문했다가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고, 집주인을 만날 수 없자 그냥 물러갔다.
시측이 한 일은 이런 식으로 집을 4∼5차례 방문하고, 4월5일 아파트 관리회사에 한차례 전화를 걸었다가 "빌린 집을 다시 빌린 형태여서, 현재 누가 사는지 알 수 없다"는 소리를 들은 것뿐이었다.
그 후에는 신고가 없다는 이유로 사실상 방치됐다. 일본법상 행정 당국이 판사의 명령장을 받아 집에 들어가려면 집주인이나 아이들의 이름을 알아야 하는데 주민 등록이 돼 있지 않아 이름을 알 수 없다는 이유로 그 이상의 조처를 하기를 주저한 것.
집 베란다나 문 앞에 대량의 쓰레기가 쌓였지만 아무도 이 집을 찾지 않았다. 아이들의 시신이 발견된 것은 아파트 관리회사의 전화를 받은 유흥업소 관계자가 아파트를 찾았다가 이상한 냄새를 맡은 덕이었다. 유흥업소 관계자의 추궁에 시모무라씨는 "큰일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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