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입주물량이 대거 몰린 경기 남북부 지역의 가격 하락세가 심상찮다. 용인, 고양, 파주 등지에서는 올 하반기에만 2만여가구가 쏟아질 전망이어서 이 같은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매물적체 현상까지 겹치면서 '불꺼진 아파트'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4일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입주를 시작한 용인 성복 힐스테이트에는 5000만~6000만원 가량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용인 힐스테이트 공급면적 112㎡는 현재 4억7000만~4억9000만원 선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성복 자이의 30평형대 매매가도 비슷한 수준이다.
전셋값도 하락세다. 용인 성복동 LG빌리지 2차 161㎡는 현재 1억6000만~1억7000만원 선으로 한달 만에 1000만~2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성복 자이 118㎡도 1000만원 이상 하락해 1억6000만원 선이다.
Y공인 관계자는 "입주물량이 대거 쏟아져 나오면서 전세값과 매매값이 동반하락하고 있다"며 "여기에 금리인상,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 발표가 불발되면서 시장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단지 아파트의 입주가 시작될 예정인 고양시에서도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덕이지구와 식사지구에서 하반기 1만가구가 넘는 입주물량이 대기 중으로 매매가는 4개월 만에 4000만~8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식사지구에서는 이달 위시티자이 2700여 가구를 시작으로 10월 위시티블루밍 2300여 가구가 입주한다. 덕이지구에서는 덕이아이파크 1556가구, 하이파크시티신동아파밀리에 3316가구가 12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P공인 관계자는 "식사지구와 덕이지구에 마이너스 프리미엄 형성은 당연한 얘기고 인근 아파트에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풍동5단지 132㎡는 현재 4억5000만~4억6000만원으로 3~4개월 만에 최고 8000만~9000만원 가량 빠졌다"고 말했다.
파주시 조리읍 S공인 관계자는 "신규 분양단지에서도 미분양 소진이 안되고 있는 데다 입주까지 본격화하면 매매, 전세값이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내집마련정보사 양지영 팀장은 "거래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정부 정책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이렇다할 호재가 없어 시장이 회복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며 "수요대비 공급이 넘치고 있는 경기 남북부 지역의 하락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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