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을 잇는 '신(新) 실크로드'가 세계 경제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9일자 최신호에서 아시아와 남미, 중동, 남아프리카 등지의 신흥국들이 새로운 실크로드를 형성하며 막강한 성장력을 뽐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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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세계 교역 비중 <출처: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 |
'신 실크로드'라는 용어를 만든 스티븐 킹 HSB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위기로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받은 선진국이 고전하고 있는 사이 신흥국 간 교역량은 급증하고 있다"며 "내년까지 신흥시장 경제는 선진시장보다 3배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최대 버스 메이커 '마르코폴로'는 신 실크로드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 이 회사의 매출은 올 들어 최근까지만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47% 급증했다. 해외 매출 비중은 40%에 달하지만 마르코폴로는 미국에선 낯선 브랜드다. 중국과 인도 남미 남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신 실크로드 경제'가 미국과 유럽을 배제한 채 강한 성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 데는 중국의 역할이 컸다. HSBC에 따르면 중국의 대(對) 신흥시장 수출은 1985년 국내총생산(GDP)의 2%에서 2008년 9.5%로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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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선진국 국내총생산(GDP) 추이·전망(전년 대비) <출처: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 |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인도 방갈로르에 있는 연구개발(R&D) 센터에 5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 이동통신사 차이나모바일은 조만간 아프리카로 진출한다.
인도와 브라질도 주도권 경쟁에 한창이다. 인도의 타타그룹은 최근 7년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지역에서 손꼽히는 큰손으로 활약했고 브라질 광산업체 발레는 잠비아와 콩고에서 3건의 구리 생산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
이밖에 다른 실크로드권 기업들도 최근 인수합병(M&A)시장에 뛰어들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셰인 올리버 AMP캐피털인베스터스 투자전략 부문 대표는 "(실크로드권에서) 지난 50~100년 전 미국과 유럽기업들의 세계화 바람이 재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흥시장 기업들이 실크로드를 축으로 똘똘뭉치자 미국과 유럽 기업들은 초조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하지만 신흥시장 기업들이 정부의 든든한 지원을 받으며 길목을 지키고 있어 실크로드에 합류하기는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신흥시장 기업들은 최근 중국의 위안화나 인도 루피, 브라질의 헤알화 등 자국 통화 결제 비중을 높이며 달러와 유로화의 위상을 위협하고 있다.
키어런 커티스 아비바인베스터스 애널리스트는 "신흥시장의 경제기반이 탄탄해지면 현지 통화가 상당폭 평가절상될 수 있어 달러나 유로화 체제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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