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영민 기자) 마케팅 경쟁을 자제하겠다던 통신사들이 출혈경쟁을 계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되고 유무선 결합상품 가입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 경쟁이 더욱 심화되는 분위기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5월 통신사들의 지나친 마케팅 경쟁을 막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전체 매출의 22%를 넘지 않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공염불에 그치고 있는 것.
올 상반기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 통신사들의 마케팅비 지출은 총 3조1168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매출액 11조8547억원의 26.3%에 해당한다. 결국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인 22%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에는 매출 대비 마케팅비가 21.9%로 가이드라인 0.1% 차이로 가이드라인이 지켜지긴 했으나 하반기 통신업계의 경쟁상황이 더욱 심화되고 있어 출혈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통시장에서는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이 높은 스마트폰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이통사들의 보조금을 확대하며 마케팅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통사들이 이동전화 가입자를 유치하는 대리점에 수수료를 올려주고 대리점은 이 수수료 중 일부를 보조금으로 활용해 그만큼 보조금 규모가 커져 일반 휴대폰은 물론 고가의 스마트폰까지 공짜폰이 되고 있다.
게다가 일부 이동통신 대리점에서는 현금까지 얹어주며 고객잡기에 나서기도 한다.
용산 전자상가의 한 유통점에서는 최근 출시된 대만 H사의 스마트폰을 2년 약정에 5만5000원 요금제에 가입해 구입할 경우 5만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사은품으로 제공하기도 한다.
특히 SK텔레콤이 삼성전자의 갤럭시S로 스마트폰 가입자 확보에 적극 나서자 KT는 일반폰에 대한 보조금을 확대하며 대응에 나섰다.
아이폰4 출시가 지연되면서 상대적으로 스마트폰 가입자 확보에 제동이 걸린 KT는 공짜 일반폰을 통해 빠져나간 가입자수를 맞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일부 휴대폰에 대한 보조금을 확대해 맞대응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무선 결합상품에 대한 현금마케팅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
초고속인터넷+인터넷TV(IPTV)+인터넷전화(VoIP) 등을 합친 결합상품의 경우 현금사은품이 50만원을 넘어섰다.
KT에 이어 LG유플러스 통합에 따라 유무선 결합상품 가입자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탓이다.
게다가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의 유선상품에 대한 재판매에 나서면서 유선시장의 마케팅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방통위가 마케팅비를 제한하는 가이드라인까지 마련했지만 통신사들은 돈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마케팅비로 분류되지 않는 요금할인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결합상품에 대한 현금지급을 늘리는 방법으로 마케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따라서 방통위는 단순히 마케팅비 제한에 대한 모니터링만 할 것이 아니라 편법, 불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현금마케팅, 차별적인 보조금 지급 등에 대한 단속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통신사들도 마케팅 경쟁을 자제하겠다던 최고경영자(CEO)의 약속을 실현하기 위해 서비스 경쟁에 더욱 초점을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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