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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문골프장. |
(제주=아주경제 강정태 기자) 푸른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해안절벽과 한라산의 장엄한 모습이 어우러지며 환상적인 절경을 자아내는 제주 중문골프장.
제주에선 한겨울에도 라운딩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골프장으로 꼽히는 이곳이 '애물단지'가 될 위기에 놓였다.
주인인 한국관광공사에선 팔겠다며 제주도와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사실상 퇴짜를 맞게 된 것. 어떤 속사정이 있을까.
중문골프장은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정책으로 매각이 추진됐다. 민간 매각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공공성을 감안해 제주도와 우선 일괄매각 협상을 벌이게 된다.
관광공사 자체 감정평가 결과를 토대로 골프장 1050억 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제주도는 골프장을 1050억 원에 인수할 경우 300억 원 가까운 골프장 보수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난색을 보인다. 또 연간 세수입이 8억 6000만원이지만 제주도가 매입할 경우 55억 원을 운영관리비로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이익은 없다고 판단했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지난 6월 말 '민선5기 도지사직 인수위 보고서'를 통해 공시지가의 60-70% 선인 600여억 원으로 목표 매입가를 정했고 결국 서로간의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오순금 제주도 관광정책 계장은 "(경쟁과열로 인해)제주서 흑자를 보는 골프장은 1∼2곳에 불과하지 않냐"며 "제주도 재정과 운영문제를 고려해 내부적으로 매입 철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제주에서 영업 중인 골프장은 27개소에 달한다. 전체 이용객 수는 올해 1월에만 지난해 대비 16.2% 성장을 보였을 뿐 2월 -12.0%, 3월 -10.3% 등 6월까지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간다.
중문골프장은 95만4767㎡에 달하는 부동산엔 욕심을 낼 만하지만 문제투성이란 진단도 나온다.
김문정 한국관광공사 회계팀 과장은 "중문골프장은 2006년까지는 경영이 괜찮았지만 2007년 이후 흑자 규모가 많이 줄었다"고 밝혔다.
지난 2003년 26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2007년 1억 8000만원, 2008년 1억4000만원, 2009년 1억3000만원으로 내리막길을 걷는다.
골프장도 낡아 제대로 고치려면 막대한 자금이 투입돼야 한다는 소리도 들린다.
한유길 제주도골프장연합회장은 "클럽하우스도 너무 작고 배수로 시설이 좋지 않아 비가 많이 오면 그린에 물이 고인다"며 "전체적으로 확 뜯어 고쳐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1989년 개장해 20년이 넘은 탓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제주도로부터 매입 철회 공식통보를 받으면 민간매각 절차를 계획 중인 상태다.
kjt@ajn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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