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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언' 남북관계, 출구전략 시동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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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8-29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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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정경진 기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돌발적인 중국 방문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대결구도로 치닫던 ‘북·중 vs 한·미’ 관계가 대화 국면으로 바뀔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다.

북한과 중국은 천안함 사태 이후 6자회담 재개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면서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했지만, 한국과 미국은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 등 무력시위와 함께 대북 추가 제재를 진행하는 등 강경대응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최근 북·중 대화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한·미 압박수위는 약화되는 구도가 맞물리면서 예상밖 상황이 연출되고 있어 주목된다.

29일 외신과 외교 소식통 등에 따르면, 미국의 대북 강경입장이 누그러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은 지난 27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새로운 대북 접근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최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대북문제와 관련해 소집한 고위급 회의에서 대북 강경 성향의 인사들조차 미국이 북한과 어떤 형태로든 접촉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을 위해 방북했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은 결국 성사되지 못했지만 북측에 유리한 국면을 조성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작은 양보나마 얻어 낸 상황에서 대북 추가제재를 원래 계획대로 강해하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필립 크롤리 미국 국부부 공보담당 차관보가 지난 26일 "9월 열리는 유엔총회 기간에 6자회담에 참가하는 파트너 국가들과 접촉을 갖고 북한과 추가적인 대화가 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대북 문제를 대화로 풀어갈 용의가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중재역을 맡고 있는 중국이 북한과의 협의를 통해 긍정적인 태도변화를 이끌어 낸 점도 미국으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북한은 지난 20일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의 방북과 관련, “쌍방이 6자회담 재개와 조선반도 비핵화 실현 등에 대해  완전히 견해일치를 보았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 역시 그동안 사실상 중단됐던 대북지원을 조금씩 재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우회적인 방법을 통한 국면전환을 꾀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대한적십자사가 지난 26일 북한에 수해지원 의사를 밝히는 통지문을 발송한 것과 관련, "대북 지원의사 통보는 정부와 논의해 결정된 것"이라며 "5·24 조치 이후 한적을 통한 첫 대북지원"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이번 지원 결정은 대북 식량지원 재개와는 별개 문제"라고 선을 그었지만 최근 정부가 잇따라 종교단체들의 인도적 대북지원에 대해 승인을 내주고 있다는 점에서 미세한 변화기류를 느끼게 하고 있다.

정부가 기존 대북제재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제한적인 대북 지원을 통한 대화국면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shiwal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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