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일 앞으로의 통화정책에 대해 “국내경기가 견조한 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물가안정이 유지될 수 있도록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이날 ‘우리 경제의 현황 및 향후 정책과제’를 주제로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국회 ‘경제정책포럼(대표 정희수 한나라당 의원)’ 주최 조찬 세미나에 참석,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국내외 금융·경제여건에 비춰볼 때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는 완화적인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 총재의 이날 발언은 미국의 경기 둔화 등 대외 불확실성에도 우리나라는 경기 상승세를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단 점에서 기준금리를 단계적으로 정상화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총재는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에 대해 “적극적인 통화·재정정책 운용에 힘입어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앞으로도 경기상승세가 이어져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5.9% 증가하고, 내년에도 4.5%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그는 “정부 부문의 정책효과를 점차 약화되겠지만, 민간 부문이 경기상승을 이끌어나갈 것”이라며 “재고감소도 거의 마무리돼 이제 증가 국면에 진입하고, 설비투자도 정보기술(IT)산업의 업황 호조 등에 따라 빠르게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빠른 경기회복의 영향으로 물가오름세가 확대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가 다른 나라에 비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 뒤 “우리나라의 GDP 갭(실제 GDP와 잠재 GDP의 격차)이 현재 0에 가까운 상태인데 하반기부턴 ‘플러스(+)’로 전환될 거다. 내년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중기안정목표인 3%를 넘어설 수 있는 만큼 그에 대한 대응책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경기상승과 수요 측면의 물가압력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 상반기 2.7%에서 하반기 3.0%로, 그리고 내년엔 3.4%로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총재는 또 향후 금리에 관한 물음엔 “기준금리는 금융통화위원회가 독자적으로 판단하지만, 중앙은행이라고 해서 물가만 챙길 순 없다. 다른 경제변수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아울러 그는 “(중앙은행은) 거시건전성 제고 등 금융안정을 위해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최근 늘고 있는 가계부채에 대해선 “소득보다 빨리 늘어나 가계 소비여력을 제약하지 않도록 적정화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8·29 부동산대책’을 통해 발표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한시 유예가 가계부채 급증을 가져올 것이란 지적엔 “이전에도 DTI 비율의 절반밖에 대출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가계부채 그리 많이 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소득과 자산이 없는 사람의 부채가 느는 것은 문제가 되기 때문에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지금의 주택가격은 강남과 수도권, 지방과 대도시가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때문에 하나의 정책보다는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 총재는 국제경기 추세에 대해선 “미국, 중국 등 주요국은 회복속도가 예상보다 다소 완만해지겠으나 개선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라며 “특히 중국은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도 (GDP) 8% 성장을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미국의 ‘더블 딥(경기 상승 후 재하강)’ 가능성에 대한 물음엔 “0%라고 말할 순 없지만 거의 없다.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을 펴는 것도 그런 측면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은행세 도입 논의에 대해선 “나라마다 이견이 많다”면서도 “어느 정도 조정이 되겠지만 개인적으론 통과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까지 대체적인 컨센서스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그는 향후 우리 경제의 과제에 대해선 “글로벌 금융안정망의 구축이 필요하고, 향후 위기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성장기반을 강화하는 등 내수기반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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