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작년 중국 연해 지역의 공장들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시즌 수주량에 맞춰 3~4개월 전부터 생산라인을 풀가동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180도 변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일 보도했다. 이는 구미 선진 국가 수요가 침체되면서 올해 생산 수주량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라고 이 통신은 덧붙였다.
르컨셉츠(Leconcepts)와 같은 완구제조업체는 평소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 주문량이 10% 이상 늘어나기 마련이다. 올해 초 르컨셉츠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주문량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인력을 대폭 늘리고 원자재 재고량을 늘렸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유럽 재정위기 발발로 완구 수요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한숨만 쉬고 있는 실정이다.
이 업체 CEO 레오나 램 사장은 “미국 경기가 회복되기도 전에 유럽 시장이 침체돼 올 한해 각 공장의 크리스마스 주문량은 우리와 별반 다를 바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8월달 중국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개월 만에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해외 수요가 쪼그라 들고 있는데다가 구미 국가의 경기부양책도 점점 약발이 다해가면서 향후 수 개월간 중국 대외 수출환경은 악화될 것이라고 이 통신은 보도했다.
덩스안(鄧世安) 동아시아 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초 해외 기업들이 재고량을 늘리면서 상반기 중국 수출은 반등세로 돌아섰지만 더블딥 우려 등 하반기 시장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중국 수출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주강삼각주 지역에서 크리스마스용 트리를 제작하는 소규모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라이샤오원 사장은 원가와 인건비 상승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라이 사장은 “아예 다른 업종으로 바꿔버릴까 생각도 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중국 광저우 지역의 다른 크리스마스 트리 생산 공장 관계자는 비록 주문량이 30% 늘기는 했지만 숙련 노동자를 모집해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노동자를 모집하려면 임금을 올려야 하지만 능력이 안되기 때문이다.
홍콩 공업총회는 최근 공장 60곳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3분의 1 이상의 기업이 임금 인상 최대 한계폭은 5%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임금인상 열풍, 노동력 부족, 파업 등 문제로 일부 지역의 노동자 임금은 배로 오르기도 했다.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르컨셉츠를 비롯한 일부 제조업체는 베트남 등 인건비가 더 싼 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방안을 고려 중에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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