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7일 “아직도 우리 사회엔 권력과 이권이 같이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시대착오적이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의 당·청 간 첫 월례회동을 통해 “지금은 매우 중요한 시기다. 지금 우리 사회를 바르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이 같이 밝혔다고 안형환 당 대변인이 전했다.
특히 그는 “우리 모두에게 대단한 소명의식이 있어야 한다”면서 “우리가 공정한 사회를 제대로 만들면 국민도 지지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집권 후반기 국정기조로 제시한 ‘공정 사회 구현’에 지속적으로 힘을 쏟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분위기를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걸로 바꿔야 한다. 공정한 사회는 1류 국가로 가는 기반이 된다”고 강조하며 “이젠 경제성장만으론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건강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과거처럼 해선 안 된다”고 지적하는 한편, “공정한 사회를 이루려면 국민에게 강조할 필요 없이 지도층이 스스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이에 앞서 안 대표는 최근 주요 정책 발표와 관련한 당·정간 협의가 부족하단 당 안팎의 지적을 염두에 둔 듯, “정부가 국민 생활에 영향을 끼치는 내용을 결정할 땐 당과 협조해 불협화음이 없게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8·8개각’에 따른 국회 인사청문회 이후 제기된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의 보완 및 점검 필요성과 관련해서도 “이번에 (제대로 된) 시스템을 확립했으면 좋겠다. 앞으로 새로 임명되는 국무총리나 장관은 새로운 시스템에 따라 검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그는 “국정공백의 장기화는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추석 전에 (총리와 후임 장관을) 임명했으면 좋겠다”고 건의하는 한편, “(당·청) 정례회동에선 민심의 소리 그대로 전달해야 국정을 펼치는데 도움이 된다. 앞으로 당·청 간엔 협조할 건 협조하고 견제할 건 견제하는 건강한 관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대통령도 “민심의 사각지대를 당이 정부에 전달하는 게 정상적이고 바람직하다. 중요한 사안은 협의하는 게 당연하다”면서 “당도 집권 여당의 역할을 잘 해주길 바란다. 당이 적절히 견제하고 정부와 협력하면 국민의 지지를 받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화답했다.
이어 그는 “최고위원회의든 중진회의든 당은 대표를 중심으로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여당 내에서 분파적인 모습 보이면 국민이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특임장관은 수시로 당·정간 소통의 역할을 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국무총리실 등의 민간인 및 정치인 불법사찰 논란과 관련, 정두언 최고위원과 남경필·정태근 의원 등이 자신의 친형 이상득 국회부의장 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와중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와 함께 안 대표는 “대북문제의 해결방안에 대해서도 국민이 일부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다. 이 문제도 (정부가) 좀 전향적으로 나섰으면 좋겠다”고 건의했으며, 대통령도 “남북한도 건강한 관계가 돼야 한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고, 또 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만큼 (남북관계도) 적절히 (대처)하려 한다”고 답했다.
특히 대통령은 “적십자사를 통해 인도적 지원을 하려고 하는데 이것도 일보전진에 해당한다”고 자평했다.
이 대통령은 또 “당이 전당대회 이후 현장 중심으로 민생을 챙기고 있어 바람직하다”면서 “현장에 가서 민생문제를 해결하고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이에 배석한 임태희 대통령실장도 “‘우문현답’이다.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고 거들었으며, 이재오 특임장관은 “정치는 현장에 가면 답이 나온다. 장관들이 대외관계에 있어 몸을 던져 야당을 설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선거도 마찬가지지만 매사에 진정성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배석자들을 향해 “정말 좋은 정부, 좋은 정치가 되도록 애쓸 테니 여러분도 애써 달라. 기대가 크다”면서 “한나라당이 서민정책을 잘하고 있지만 좀 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의원들에게도 책임감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거듭 주문했다.
한편 안 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추석 이후 정기국회 국정감사를 전후로 당 소속 의원 전원이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대통령에게 건의했고 이에 대통령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안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회동은 오전 7시30분부터 9시까지 약 1시간30분간 진행됐으며, 이 대통령 외에 당에선 안상수 대표와 원희룡 사무총장, 원희목 대표 비서실장, 안형환 대변인이, 그리고 청와대와 정부에선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정진석 정무수석, 홍상표 홍보수석, 이재오 특임장관 등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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