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심재진 기자) 정책리스크 완화 등으로 상승 기대감을 높였던 제약업종의 주가가 당분간 저성장 기조를 지속할 전망이다. 상위제약사들이 저조한 실적을 기록 중인데다, 정책리스크로 3분기 실적도 좋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16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월별 원외처방액은 7804억원으로 전년 동월대비 0.5% 증가했다. 지난달보다 0.2% 증가한 수치지만 여전히 낮은 성장률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신종플루 특수로 인한 기저효과와 정부의 정책영향으로 제약사들의 마케팅 활동이 축소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먼저 상위제약사들의 저조한 실적이 눈에 띈다. 대웅제약은 -10.5%의 성장을 기록했고, 동아제약(-6.2%), 유한양행(-12.8%), 한미약품(-8.8%) 등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제네릭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는 종근당만이 13.1%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시장대비 주가도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8월 보건복지부 장관의 교체로 인한 정책리스크 완화 기대 등으로 제약업종의 주가는 8월 한 달 동안 시장대비 7.6%의 초과 수익률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9월 들어 다시 시장대비 -3.5%의 상대수익률을 기록해 현재까지 제약업종의 시장 대비 상대수익률은 -12.9%로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10월과 11월에 시행될 예정인 '시장형 실거래가제'와 '쌍벌제' 등의 영향이 제약사별 3분기 실적에도 반영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전문의약품 시장의 저성장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정보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규 정책들이 시장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기 때문에 최종적인 판단을 하기에는 이르다"면서도 "여전히 내수 시장의 성장성에 대해서는 다소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정부의 정책 리스크는 많이 완화된 편이지만 제약업종의 성장성은 예전과 같지 않다"며 "그동안 정부 규제 강화로 반사 이익을 누려왔던 중소 업체들의 점유율이 주춤하면서 향후 상위 업체들이 잃었던 시장을 다시 찾아올 수 있을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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