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의원 민주노동당 대북 특사로 각계 종교 사회 지도자 면담 추진
17일, 북으로 가는 쌀203t이 남북 화해와 평화의 씨앗으로 남길 기대해
지난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이 북한군의 총에 맞아 사망한 이후, 이명박 정부는 금강산 관광 중단, 남북교역중단, 대북심리전 재개, 민간교류 단절 등 남북관계에 대한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급기야 올해 3월 일어난 천안함 사건으로 국민들은 전쟁위기까지 느껴야 했다. 현 정부의 남북관계는 냉전체제로 완전히 전환했으며, 냉전세력과 도모하여 분단이 통일보다 낫다는 착각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MB정부는 전직 두 대통령과 북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만나 합의한 6.15선언과 10.4선언의 가치와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노태우 대통령 시절 한반도비핵화에 ‘비핵개방3000’원칙을 추가하여 ‘조건부’로 남북관계에 응해 왔다. 현재까지도 현 정부는 두 선언을 최소한 절차적으로라도 지키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
북한의 식량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북한 동포들은 장기간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이 배고픔은 이념이나 선악으로 구분해서는 안 된다. 현 정부 집권 2년 반 동안, 북녘의 굶주림을 외면하고 있는 현실은 통일에 대한 사고, 인도주의적 사고가 과연 존재하는지 의심케 하고 있다. 현재 공식적으로 북녘에 올라가는 쌀은 대한적십자사를 통한 5천 톤과 민주노동당․시민단체에서 보내는 203톤이 전부이다. 이는 UN WFP(세계식량계획)에서 발표한 북한 쌀 부족분 110만 톤~120만 톤에 비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대북 쌀지원이 단지 생색내기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민간차원을 넘어선 정부의 전향적인 지원책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시민사회단체와 협력하여, 지난 여름 압록강 범람으로 인한 신의주 일대 북한지역 홍수피해와 기아에 허덕이는 동포를 지원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강기갑 의원은 대북특사로서 수해현장 국회방문단 구성을 추진하고, 쌀지원을 위한 모금활동, 각계 종교 사회 지도자와의 만남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9일 민화협 김덕룡 상임의장 면담, 13일 정진석 추기경을 예방하여 지지를 호소하였으며,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권오성 목사, 원불교 김주원 교정원장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오늘 임진각에서는 민주노동당과 통일쌀 운동본부가 공동으로 쌀 203톤을 북으로 보내는 행사가 열렸다. 이명박 정부 집권부터 현재까지 냉전으로 치닫던 남북관계가 이제야 협력 관계로 돌아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생긴 것이다.
우리는 쌀이 평화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하는 점을 국민 여러분께 알리고 이 정부에도 간곡하게 호소하는 바이다. 평화의 씨앗인 쌀로 굶주림과 홍수에 시달리고 있는 북녘 동포를 지원하고 남북 대결구도를 화해와 평화로 나아갈 수 있는 씨앗으로 남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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