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김문수 중앙당 입성길...친이,친박 '또 다른 시선'

지도부 당헌 개정 추진에 친박계 반발… 민주도 “대선 놀음 중단하라”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 등 한나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의 중앙당 회의 참석 문제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당 소속 시·도지사가 중앙당 회의에 참석, 발언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을 마련, 오는 30일 전국위원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라고 27일 원희룡 사무총장이 전했다.

이는 정두언 최고위원이 최근 여권 내 소통 차원에서 “시·도지사들도 당무에 참여시키자”고 제안한데 따른 것으로, 정 최고위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지자체장은 당의 중요한 자산인 만큼,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당이 지원해 (국민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고 밝혔다.

원 총장도 이날 “현재 대통령과 특임장관은 당 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규정이 있지만 실제론 거의 이뤄지지 못한다”면서 “복지전달체계나 중앙정부의 예산집행, 그리고 각종 지역발전 현안과 관련해선 지자체가 정책 집행권을 갖는 경우가 많은 만큼 당의 소통·협력을 확대키 위해 관련 규정을 정비하자는 것”이라고 당헌 개정을 추진케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지도부의 이 같은 방침을 두고 “친이(친 이명박) 주류 측이 잠재적 대권주자인 오 시장과 김 지사를 박근혜 전 대표의 ‘대항마’로 키우기 위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는 터.

친박(친 박근혜)계인 서병수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시·도지사의 당 회의 참석이) 차기 대권주자 육성을 위한 것이라면 이는 정책정당으로서의 책임을 망각한 것”이라며 “시·도와의 소통이 필요하다면 시·도당위원장을 (회의에) 참석시키는 게 맞다. 시·도지사 중 대권 도전 생각이 있는 사람은 자기역할에 집중해 지역주민들에게 사랑을 받는 게 우선이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시·도지사는 당의 공천으로 당선됐어도 정무직 공무원으로서의 지위와 의무는 존중돼야 한다. 이는 당 소속의 장관을 당무 회의에 참석시키지 않는 것과 같다”면서 “시·도지사의 당 회의 참석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해칠 수 있다”며 거듭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자 원 총장은 “(시·도지사의 당 회의 참여가) 차기 대권주자 육성의 효과가 있을 순 있지만 그걸 의도한 건 아니다. 시·도지사가 매주 회의에 나오는 것도 아니고, 본인과 관련한 현안이 있을 때만 출석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 규정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확대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해명했으나,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도 이 문제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원 총장은 앞서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경쟁은 다다익선이다. 박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도 치열한 다자 경쟁구도가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으며, 정 최고위원도 “경쟁은 다양화될수록 좋다”고 말한 바 있다.

결국 한나라당 지도부는 서 최고위원의 이의 제기에 따라 당초 ‘당 소속 시·도지사는 당의 주요 회의에 참석해 발언할 수 있다’고 한 당헌 개정안 내용을 ‘당 소속 시·도지사는 최고위원의 요청에 의해 당의 주요 회의에 참석해 발언할 수 있다’로 바꿔 전국위 의결에 부치기로 했다.

한편 전병헌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를 통해 “(한나라당이 오 시장과 김 지사 등을 당 회의에 참석시키기로 한 건) 대선 놀음판을 키우려는 어처구니없는 행태”라며 “이런 잘못된 행태는 중단돼야 한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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