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극좌를 막론하고 정치적 극단주의자들은 이념보다는 사회적 요인에 의해 더 큰 영향을 받는 등 비슷한 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독일 연방범죄수사국(BKA)이 27일 밝혔다.
BKA는 대부분 현재 수감 중인 정치적 극단주의자 39명을 대상으로 면접 조사를 실시한 뒤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극단주의에 빠지는 젊은이들에게는 정치적 신념보다는 사회적 요인에 더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화염병을 던지는 무정부주의자부터 신나치 스킨헤드, 이슬람 지하드(성전)주의자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인생에서 많은 유사점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표면상 그들의 이념은 전혀 다르지만 과격화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신념은 사회적 동기의 뒷자리를 차지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그들은 과격 단체의 정치적 견해보다는 그 단체가 그들에게 주는 소속감에 매료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함부르크 대학의 토마스 크리헤 교수는 "그들은 단체의 이념보다는 그 단체가 자신에게 '잘하고 있다. 너는 강하다'라고 말하는 것만을 이해하고 있을 뿐"이라면서 "그들의 인생에서 이념은 사실 부차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클리헤 교수는 또 면접한 39명의 대부분이 결손가정에서 자랐고 가난도 과격단체의 호소력을 높이는 요인이라면서 "가정이 그들에게 안정, 온기, 환대를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단체가 그 틈을 파고 들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또 교육, 직업훈련이 중단되거나 성공하지 못하는 등 사회 적응에도 문제를 드러냈고 이에 따라 자신의 약점을 보완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결론적으로 특정한 극단 이념에 자신을 동화시키는 것은 진정한 정치적 신념보다는 우연, 그리고 접근성에 좌우된다면서 소위 '정치적 동기의 범죄'는 실제로는 이념적 동기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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