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강등했다.
3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무디스는 이날 스페인에 부여했던 최고 신용등급을 박탈했다. 이로써 스페인은 지난해 1월 스탠더그앤드푸어스(S&P), 지난 5월 피치에 이어 무디스까지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최고 신용등급을 모두 빼앗겼다.
무디스는 이날 낸 성명에서 "경제 성장률과 정부의 재정상태, 부채상환 능력이 악화돼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낮췄다"고 밝혔다. 또 스페인 경제는 향후 수년간 연평균 1% 성장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스페인 정부는 긴축정책의 파장을 고려해 당초 1.8% 성장할 것으로 점쳤던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최근 1.3%로 하향조정했다. 스페인 정부는 그러나 이듬해부터는 경제 성장속도가 빨라져 2012년과 2013년에는 성장률이 각각 2.5%, 2.7%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은 스페인 정부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날 10년 만기 독일 국채와 스페인 국채의 금리차(스프레드)는 199베이시스포인트(bpㆍ1bp는 0.01%포인트)로 확대됐다. 이로써 스페인 정부의 자금 조달 비용은 지난해 평균치에 비해 두 배 이상 커졌다.
스페인 정부는 강도 높은 긴축을 통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11.1%에 달했던 재정적자 규모를 내년에 6%로 줄일 계획이다. 또 2013년에는 유럽연합(EU) 권고치인 3% 수준으로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스페인 정부는 올해 공무원 임금을 5% 줄이고 연금 동결과 증세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지만 노동계의 반발이 심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한편 금융권에 대한 구제금융 규모를 급격히 늘리면서 금융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는 아일랜드 정부는 이날 앵글로아이리시뱅크(114억 유로)와 얼라이드아이리시뱅크(30억 유로)에 모두 144억 유로를 추가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은행에 추가 자금이 투입되면 금융위기 이후 아일랜드 정부가 은행권에 쏟아부은 구제금융은 500억 유로에 육박하게 된다.
지난 28일 시장에서는 아일랜드 정부가 앵글로아이리시뱅크에 50억 유로를 추가 지원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10년 만기 아일랜드 국채 금리와 5년 만기 국채의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 스프레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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