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이 올해 들어서만 1억원이상 오른 단지가 속출하는 등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수요자들은 전세 재계약을 포기하거나 집을 구하지 못해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는 가을 이사철에 전세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올해 상승률은 예년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3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한 부동산 관련 카페에서 회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수도권 주요단지의 올해 초 대비 전세가격 상승률은 평균 23%에 달했다.
경기도 광명시 하안동의 'e-편한세상 센트레빌'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올해 초 입주 시작 당시 전세값이 1억7000만~1억8000만원 정도였으나 현재는 2억8000만~2억9000만원 정도다. 1억원 이상 오른 가격이지만 이마저도 물건이 귀한 상황이다. 인근 철산동의 '철산 래미안 자이' 아파트 전용 59㎡ 전셋값도 2억2000만~3000만원으로 올해 초 대비 6000만원 가량 올랐다.
서울에서는 용산구의 전셋값 상승세가 가파르다. 문배동 '용산 아크로타워' 전용 84㎡ 전세가격은 올해 초 2억2000만원 정도였으나 현재 시세는 2억8000만~2억9000만원에 이른다. 영등포구 당산동의 '현대 5차' 아파트 전용 84㎡ 전세도 올 초 2억원 초반대면 구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3억원 정도는 줘야 할 판이다.
문배동의 Y공인중개 관계자는 "최근 중소형 주택, 특히 전용 84㎡의 전세물건은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집 주인들이 계속 가격을 높이고 있어 당분간 전셋값 상승세는 지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수도권 주요 지역의 전세가격이 급등하고 있지만 정부의 대처는 미미한 실정이다.
국토해양부 정종환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전세시장 상황은 심각하지 않으며 매년 이사철에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말했으며, 국토부 고위 관계자도 "최근 수도권 일부 지역의 전셋값이 급등한 것은 2년 전 입주 당시에 크게 떨어졌던 가격이 회복하는 수준으로 전세난은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주택시장 상황이 예년과 크게 다른 상황에서 지금의 전세가격 상승세를 정부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향후 주택시장 불안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올해 가을 이사철 전세가격 상승률이 예년과 비슷하다는 정부의 말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예전에는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이 동시에 상승하는 시장이었지만 지금은 매매가는 떨어지는데 전세가는 오르고 있어 향후 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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