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세의 노인이 일본 아마바둑대회 정상에 오르며 국가대표로 선발된 것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히라다 히로노리(平田博則) 아마 8단.
히라다 8단은 지난달 19일에 일본 도쿄 일본기원에서 열린 제32회 세계아마바둑선수권대회 대표 선발전 결승에서 다마키 다이스케 아마 7단을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1926년 6월 20일생으로 올해 84세인 히라다 8단은 이틀간 벌어진 대회에서 6연승을 거두며 우승을 일궈내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준우승한 25세(1985년 5월생)의 다마키 7단보다 무려 59세가 많다.
히라다는 이 대회에서 8차례 우승하며 기쿠치 야스로 아마 8단과 이마무라 후미아키 아마 8단의 5차례 우승을 3회 앞서는 역대최다우승 기록도 경신했다.
또한 이번 우승은 69세였던 1995년 제18회 대회에 이은 15년 만이며 국내 대회 최고령 기록도 기쿠치 야스로의 73세를 11세나 앞당겼다.
히라다는 초등학교 4학년에 바둑에 입문, 중학교 3학년 때 일본기원 원생이 됐고 이후 프로 초단 면장도 획득했지만 태평양전쟁으로 프로의 길을 포기하고 교사의 길을 걸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1960년대∼70년대에 걸쳐 기쿠치 야스로, 하라다 미노루, 무라카미 분쇼와 함께 일본아마바둑 4대 천왕으로 군림했던 히라다는 이번 우승으로 불참했던 3회 대회를 제외하고 세계아마바둑선수권대회에 7번째로 일본 대표로 나서게 됐다.
제32회 세계아마바둑선수권대회는 내년 5월 일본의 시마네 현에서 열릴 예정이다. 히라다 8단은 1995년 17회 대회 우승에 이어 자신의 두 번째이자 역대 최고령 우승에 도전한다.
세계아마바둑대회 최고령 우승 기록은 1992년에 62세로 정상에 오른 기쿠치 야스로 아마 8단이 가지고 있다.
이 대회는 중국의 네웨이핑, 마샤오춘, 창하오 등 정상급 프로들이 아마추어 시절에 참가해 우승했던 최고 권위의 대회다. 한국은 제20회 때 김찬우 아마 7단(현 프로 5단)이 처음 우승한 이후, 21회 유재성(현 프로 4단), 25회 이강욱(현 프로 2단), 29회 하성봉 아마 7단이 우승했다.
한국 아마대회 최고령 우승 기록은 은퇴 프로기사 출신인 최욱관 아마 7단이 2005년 제36회 아마최고위전에서 세운 52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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