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특채는 유력인사 자녀 선발용 `뒷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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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0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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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특별채용제는 전직 외교관의 아들뿐만 아니라 고위 외교관의 친구 딸, 전직 고위 공무원의 딸 등 유력인사들의 자녀를 `뒷구멍'으로 선발하는 데 악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안전부는 1일 외교부 자녀 등에 대한 특별 인사감사를 벌여 조사 대상 17명 중 10명의 채용 과정에서 각종 문제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10명 중 4명은 전직 외교관 자녀이고 나머지 6명은 전직 외교관의 사위나 고위 외교관 지인의 딸, 전직 고위 공직자의 딸 등 모두 '귀한 집' 출신이다.

◇영어성적 없어도 'OK' = 외교관이나 고위 공무원 출신 인사들의 자녀는 자격요건이 맞지 않거나 영어성적이 없어도 외교부 특채 전형을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었다.

유명환 전 장관 딸은 2006년 통상교섭본부 산하 FTA(자유무역협정) 추진단 계약직 5호(5급 대우)로 채용될 때에도 영어성적표를 마감일까지 제출하지 못하고 2주가 지나서야 냈지만, 서류전형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다.

유 전 장관 딸은 2006년이나 올해에도 영어성적표를 제때 마련하지 못했지만, 외교부는 번번이 그를 위해 기다려준 덕택이다.

2006년 특채로 선발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친구 딸 박모씨는 시험에 응시하면서 영어성적을 아예 내지 않았지만 합격했다.

전직 외교관 김모씨는 올해 5급 계약직 특채로 공직에 돌아오면서 기준 점수에 70점 가까이 떨어지는 텝스 성적표를 냈음에도 서류전형을 통과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고위층 자녀에게는 채용 자격이나 직위도 상관없었다.

외교부는 2007년 일반직공무원을 대상으로 특채하면서 전직 외교관 아들 김모씨를 계약직 경력자로 뽑았다.

같은 해 통상직에 특채된 전직 외교관 아들 김모씨는 채용 이후 홍보직으로 자리를 옮기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외교관 자녀는 주미대사관이나 일본대사관, 주유엔대표부, 본부의 북미국 등 대다수가 희망하는 `노른자위 공관'에 집중적으로 배치된 사실도 이번 특감에서 드러났다.

◇특혜 본 외교관 자녀 채용 취소될까 = 행안부로부터 감사 결과를 통보받은 외교부는 문제가 발견된 인사 담당자들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중징계 대상은 행안부의 중앙징계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고 나머지 가벼운 내용은 외교부가 자체적으로 징계한다.

채용 과정의 문제점이 드러난 외교관 자녀에게 어떤 인사 조처가 내려질지는 미정이다.

외교부 특채에서 외교관이나 고위 공무원 자녀가 채용되는 과정에서 내부 절차를 지키지 않았고 관리를 허술하게 한 사실을 확인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이들의 채용을 취소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교부는 이들에게 해명 기회를 주고 불법 합격한 사실이 확정되면 인사조치를 할 예정이지만, 당사자들이 적극적으로 외교부를 속인 것이 아니라 인사 담당자의 법령 착오 등 실수로 선발됐다면 문책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행안부는 이런 문제점이 재발하는 것을 막고 특채 제도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특채 제도 전반을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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