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방송인, 총독에 인종문제 겨냥 발언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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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0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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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의 유명 방송인이 인도계 총독을 겨냥해 인종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발언을 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총독은 영연방 국가인 뉴질랜드에서 상징적인 국가수반인 영국 여왕을 대신하는 직책이다. 임기는 5년으로 총리가 임명한다. 

방송인 폴 헨리는 4일 자신이 진행하는 뉴질랜드 텔레비전 채널 1 아침 프로그램 '브렉퍼스트'에서 존 키 총리와 인터뷰하면서 뉴질랜드 총독인 아난드 사타이난드 경은 뉴질랜드인이냐, 아니냐고 질문을 던졌다.

헨리는 이날 방송에서 키 총리에게 후임 총독 후보로 어떤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있느냐고 물은 뒤 아난드 경을 겨냥해 "그는 뉴질랜드인이기나 한 것이냐?"는 질문을 덧붙였다.

이에 키 총리가 그렇다고 대답하자 "이번에는 좀 더 뉴질랜드인처럼 보이고 뉴질랜드인처럼 말하는 사람을 뽑을 것인가?"고 물었다.

키 총리는 질문에 약간 불편한 기색을 보이다 당신이 하고 싶은 생각이 있느냐는 농담으로 순간을 넘겼다.

아난드 경은 인도 태평양계 최초의 뉴질랜드 총독으로 지난 2006년 8월 총독이 되기 전 변호사와 판사, 옴부즈맨 등으로 오랫동안 일해 왔다.

그는 오클랜드에서 태어나 자랐으나 부모는 피지에서 태어나 살다 뉴질랜드로 이주했고, 조부모는 인도에서 태어나 살다 피지로 이주한 인도계다.

헨리의 발언이 방송을 통해 나가자 곧바로 큰 반향이 일었다.

조리스 드 브레스 인종관계 위원장은 헨리의 발언은 지극히 불경스러운 발언이라고 강력하고 비난했고, 많은 시청자도 그의 발언에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필 고프 노동당 대표는 아난드 경이 자신만큼이나 뉴질랜드적인 사람이라며 "그는 뉴질랜드에서 태어나서 자란 사람으로 누구보다 뉴질랜드를 잘 이해하는 가장 훌륭한 총독"이라고 감쌌다.

또 중국계 코미디언 레에본 칸은 "총독이 뉴질랜드인이냐고 묻는 헨리의 질문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출생 증면서를 보자고 하는 사람들을 연상시킨다"고 꼬집었다.
 
브렉퍼스트 제작에 정기적으로 참여해온 한 방송인은 헨리의 발언에 불만을 표시하며 더 이상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네티즌 등 시민들의 분노가 이어지자 헨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자신의 발언이 총독에게 심려를 끼쳤다면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공식적인 사과의 뜻을 표시했다.

헨리는 뉴질랜드 국영 텔레비전 아침 시사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인기를 누리고 있으나 스코틀랜드 출신 가수 수전 보일에 대해 '지진아' 같다고 언급해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등 설화가 잦은 방송인이기도 하다.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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