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부터 20년 가까이 남북문화교류협회에 몸담아 온 김구회 회장. 그는 "민간단체의 문화교류사업이 평화통일의 길을 여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
김구회 남북문화교류협회장(대길공영 회장)은 5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남북 문화교류를 통해서 이질화된 문화를 동질화 시키는게 우리의 몫"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내년에 창간 20주년을 맞는 남북문화교류협회는 통일부 산하 수백개 민간단체 중 가장 규모가 크다.
현재 약 200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통일 정책 강연회와 학술세미나, 안보현장견학 등 170여 개의 행사를 주최했다.
지난 추석에는 북한 탈북자 40여 명을 초청해 한가위를 함께 즐기는 문화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1991년 협회 발족 당시,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당시 그의 나이 25세.
"가족이나 친척중에 실향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더군요(웃음). 하지만 저는 정말 순수하게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에서 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 당시 나이는 어렸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평화통일을 이뤄야 한다는 생각만큼은 확고했죠."
그는 '독립운동가'처럼 이후 세대들에게 '통일운동가'로 기억되고 싶다고 전했다.
"통일전까지 가는 길은 결코 쉽지 않을겁니다. 경제적인 출혈도 심하고 정치, 사회, 문화 등 여러분야에서 혼란이 있겠죠. 하지만 지금보다 더욱 혼란한 시대에 살았던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현재 국민들의 정신적 지주가 되는 것처럼, 통일운동가도 나중에 국가를 이끌어가는 정신적 원동력이 될거라고 믿습니다."
남북관계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킨 천안함 사태와 관련, 그는 국가안보와 민간교류는 별개의 문제라고 일축했다.
"북한이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대상이라는 건은 변치 않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점진적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민간차원에서 교류를 해야 합니다. 정부가 미처 손대지 못하는 부분들을 보다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아우르는 거죠. 동독의 경우도 오랜시간 동안 서독과 교류해오면서 서독의 발전상을 봐왔기 때문에 결국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것입니다."
이어 그는 경제적인 교류 차원에서 개성공업 지구도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세습에 대비해 북한이 해결해야 할 최대 과제는 바로 민심의 수습이죠. 그래서 자꾸 외부문제로 화살을 돌릴겁니다. 이에 따라 남북관계가 더욱 경색될 가능성도 크죠. 경제적인 교류를 확대해야 북한 주민들을 자연스럽게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로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개성공업지구를 확대해서 북한 주민들이 혜택을 받아봐야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 회장은 마지막으로 "20주년이 되는 내년에는 꼭 평양과 서울에서 한복 패션쇼를 열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며 "평화통일을 하기 위한 전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우리 나름대로의 길을 묵묵히 갈 것"이라고 말했다.
miholee@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