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부진에 빠졌던 LG전자의 구원투수로 긴급 투입된 만큼 구 부회장의 발언은 향후 LG전자의 변혁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구 부회장은 기자들을 피해 지하 VIP용 엘리비이터를 타고 집무실로 올라갔다. 몇몇 기자들은 구 부회장의 집무실 앞에서 기다렸지만 집무실 문은 굳게 닫혔다.
이후에도 기자들은 구 부회장의 경영전략을 듣기 위해 구 부회장의 동선을 파악하고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구 부회장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지난 5일 구 부회장은 서울스퀘어 빌딩에 위치한 LG전자 한국총괄을 방문했다. 역시 몇몇 취재진들이 구 부회장을 만났지만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채 굳은 표정으로 사무실로 향했다.
이같은 구 부회장의 침묵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게 LG전자 및 업계 관계자의 전망이다. LG전자의 부진이 올해 말은 물론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최대한 대중과의 접촉을 피할 수 밖에 없다는 것.
실제로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는 주요 경영진들이 언론 및 대중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내년 전망 및 향후 사업계획도 최대한 공개하는 등 자신감을 표현하고 있는 것.
삼성TV의 경우 불만 등 고객의 목소리를 트위터를 통해 접수받기 시작했다. 자칫 트위터를 통해 삼성TV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확산될 수 있지만 품질과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반면 LG진영은 주요 경영진들의 목소리를 듣기 어렵다. 그간 언론과의 스킨십에 적극적이었던 경영진들 역시 최근들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LG전자는 국내 전자산업의 시효라 할 수 있는 한국의 주요 기업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톱 클래스에 드는 큰 기업이다. 때문에 최근 부진에 빠진 LG전자에 대한 우려와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LG전자의 주요 인사들이 함구하면서 오히려 불필요한 오해도 살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구 부회장은 올 연말 이후에나 간담회를 갖고 사업계획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짧지않은 시간 동안 LG전자의 경영상황을 팡악하고 향후 계획을 구상하고 있는 구 부회장이 향후 계획을 밝히는 자리에서 재도약의 몰파구를 마련, 다시 한번 글로벌 전자산업의 리더로 부상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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