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 여부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조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이르면 일주일 내로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금감원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가 오는 12일 열리기 때문이다.
라 회장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라 신한금융 사태도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라 회장의 실명제법 위반 의혹과 관련, 신한은행에 대한 현장조사를 끝내고 최종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김종창 금감원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금융규제개혁 워크숍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장조사를 마쳤으며 나머지 검사도 마무리 단계"라고 전했다.
김 원장은 "조사가 이제 막 끝나고 있는 단계에 있는 만큼 위반 혐의를 발견했는지는 아직까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현장조사를 실시하면서 차명계좌와 관련된 각종 서류를 검토하는 한편 차명계좌를 개설해준 은행 직원과 명의를 빌려준 당사자 등도 조사했다.
라 회장 측은 직접 차명계좌 개설 과정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금감원은 이번 현장조사를 통해 라 회장이 계좌 개설 및 거래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정황을 일부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는 이르면 12일로 예정된 금감원에 대한 국회 정무위 국감 전에 발표될 예정이다.
그 동안 금융당국은 국감 전까지 조사를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피력한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능하면 국감 전에 결론을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다만 검토 과정이 길어지면 최종 결론을 내리는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라 회장이 실명제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신한사태도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실명제법은 계좌 개설 과정에서 실명 확인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을 경우 직원은 물론 이를 지시하거나 공모한 사람까지 처벌토록 하고 있다.
라 회장이 이와 관련해 징계를 받게 될 경우 이미 상처난 리더십이 완전히 무너지게 된다. 검찰 조사 결과와 무관하게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내놓게 될 공산이 크다.
최근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재일교포 주주로부터 5억원을 수수한 정황이 드러나는 등 각종 비리 의혹이 봇물처럼 터지고 있어, 라 회장과 신상훈 사장, 이 행장 등 이른바 '빅3'가 동반 퇴진하는 시나리오에 갈수록 힘이 실리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라 회장이 금융당국의 징계를 받게 된다면 사실상 신한금융 경영진이 모두 물러나는 상황이 연출될 것"이라며 "금감원의 조사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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